주부 김모(31)씨는 첫 아이를 낳은 후 6개월이 지나도 부기가 빠지지 않아 고민이었다.임신으로 인한 체중 증가려니 했는데 전에 없이 피로하고 목도 부은 듯해 병원을 찾았다가 난데없이 갑상선기능 저하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부 이모(44)씨 역시 요즘 부쩍 피곤하고 매사에 의욕도 없는 데다가 얼굴까지 푸석푸석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같은 병을 진단받았다.
■원형탈모·백반증 위험도
갑상선은 목의 앞부분에 있는 나비모양의 호르몬 샘으로, 갑상선호르몬을 혈액으로 내보내 심장과 위장운동, 체온 유지 등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해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하도록 하는 ‘윤활유’역할을 한다.
이런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 들어 갑상선기능 저하증에 걸리면 몸이 무기력해지고 쉽게 피곤해질 뿐만아니라 체온도 떨어져 그리 춥지 않은 날씨에도 추위를 느끼게 된다.
또한 몸이 붓고 변비가 심해지며 심장근육의 수축력도 약해진다. 이런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심장병이나 고지혈증에 의한 동맥경화까지 유발할 수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원형탈모증이나 피부 색소가 탈색되는 백반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출산 후 발병 가능성 높아
갑상선기능 저하증은 갑상선에 생긴 염증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갑상선기능 항진증 수술을 받았거나, 방사선 동위원소(요오드)로 치료한 다음 갑상선 기능이 위축된 경우에 발병하기도 한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박혜영 교수는 “여성의 경우 출산 후 갑상선호르몬이 과다 분비됐다가 산후 6개월쯤 분비량이 줄면서 갑상선기능 저하증이 나타나기도 해 출산 후 6개월이 지나도 몸의 부기가 빠지지 않으면 이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구나 갑상선기능 저하증은 병의 진행속도가 느려 자각증상을 쉽게 느낄 수 없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정재훈 교수는 “피로감이나 기온에 민감해지는 증상을 단순한 노화과정이나 신장질환, 간염 등으로 오인, 엉뚱한 치료를 받다 실제 질병으로 진단될 때 쯤에는 갑상선 기능이 상당히 떨어진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진단가능
갑상선기능 저하증은 혈액 속에 있는 갑상선호르몬의 양을 검사하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대부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또 건강검진 결과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프로락틴혈증, 빈혈, 저나트륨혈증 등이 나타나거나, X선 검사나 심장초음파검사 결과 심장근육수축력이 떨어졌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방사선 요오드 섭취율 검사나 갑상선 스캔 검사 등 보다 정밀한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을 수있다.
치료는 알약 형태의 갑상선호르몬을 1일 1회 복용하는 방법이 주로 쓰이며 대개 평생 복용해야 심장병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난희 교수는 “갑상선호르몬제제는 장기간 복용해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며 “다만 너무 많은 양을 먹으면 오히려 혈액 중 호르몬 양이 지나치게 많아져 골다공증을 유발하게 되므로 정기 검사를 통해 용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증상은
1. 쉽게 피로하고 나른해지고 무기력하다.
2. 기억력과 집중력, 청력 등이 떨어진다.
3. 얼굴, 특히 눈 주위와 손발이 붓고, 피부가 누렇다.
4. 머리카락이 잘 부스러지거나 빠진다.
5. 피부가 가렵고 거칠어지며 손발바닥이 노래진다.
6. 기온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땀이 잘 나지 않으며 손발이 차다.
7.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쉽게 쉬며, 말소리도 느려진다.
8. 숨이 차고 움직이기 힘들며, 맥박이 느려진다.
9. 체중이 늘고 변비가 생긴다.
10. 팔다리가 저리고 쥐가 자주 난다.
11. 여성의 경우 이유 없이 월경의 양이 늘고 젖이 분비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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