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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키신저의 중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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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키신저의 중국관

입력
2002.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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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보는 헨리 키신저 박사의 눈은 따뜻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키신저는 중국과의 상생을 강조한다.미국은 초강대국이 되려는 중국의 노력을 좌절 시키지 말아야 하며 인류의 이익을 위해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중 관계의 초석인 상하이(上海) 코뮈니케 발표 30주년을 기념하는 내셔널 프레스 센터 연설에서다.

■ 1972년 미중 관계를 정상화시킨 주역 중 살아 있는 사람은 키신저 뿐이다. 마오저뚱(毛澤東) 주은라이(周恩來) 리처드 닉슨 등 모두가 불귀의 객이 됐다.

10년 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으니 강산이 변해도 세 번이나 변했다. 키신저는 오늘의 중국은 자신이 닉슨의 중국 방문을 사전 정지하기 위해 처음 방문했던 71년과는 매우 다른 나라이며 10년 후에는 또 다른 나라로 변모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동아시아와 세계 무대에서 점증하는 힘과 영향력은 중국의 운명이며 미국은 이를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세월과 순리를 내세우는 주장의 컨셉에 동양적인 냄새가 묻어난다.

■ 미국이 중국을 어떻게 보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가상의 적(敵)으로 생각해 과거 소련 대하듯이 하느냐, 아니면 파트너로 인정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느냐에 따라 국제 정치의 기상도가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동북아는 물론이고 강대국의 첨예한 각축장인 한반도의 장래에도 영향을 준다. 중국을 바라보는 부시 행정부의 시각은 클린턴 정권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부시 행정부는 가상적 쪽에 무게를 더 실었고 클린턴 정권은 상생쪽에 좀 더 비중을 두었지 않나 싶다. 물론 어느 경우에도 미국의 패권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은 조금도 다르지 않지만.

■ 키신저의 이 발언이 있은지 불과 몇 시간 후에 중국은 국방예산을 17% 늘린다고 발표 했다. 부시 행정부의 주류인 강경파 들이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임은 물어보나 마나다.

키신저는 역사는 세상에 오직 하나의 초강대국 만이 영구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한바 없다는 표현으로 지나친 중국 견제의 오류를 지적했다. 키신저의 말 발이 같은 공화당인 부시 행정부에 어느 정도 먹힐지 두고 볼 일이다.

이병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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