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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단상] '패키지 도시'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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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단상] '패키지 도시'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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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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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도권의 극심한 과밀집중 현상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서울 대도시권의 인구규모는 1,700만명에 이르러, 비슷한 면적에 700만명 정도 살고 있는 런던이나 파리 대도시권의 2배 수준이고 1,200만명 정도가 살고 있는 도쿄 대도시권의 1.5배 수준이다.

이들 선진 사회의 경우 이미 오래 전에 수도권으로의 새로운 집중이 정지됐으나 우리는 아직도 수도권 집중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집중은 국가적 재난

수도권 집중현상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의 성장기반을 뒤흔들고, 뒤이어 지방의 산업과 인구의 유출요인으로 작용하는, 수도권과 지방의 악순환 고리가 계속되면서 지방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수도권은 또 그 자체만으로도 극도로 혼잡한 상태에 있다. 수도권 난개발 문제는 국가적 재난으로 대두되었고, 교통혼잡 등으로 인한 물류비용의 증가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수도권이 전국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인구와 지역총생산(GRDP) 모두 46% 수준인데, 우리 나라 SOC 투자비의 67%를 수도권에 쏟아부어도 수도권의 연간 교통혼잡비용은 10조원이 넘는다.

우리의 국토균형발전정책은 겉으로는 수도권 억제와 지방육성 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제3차 국토종합개발계획의 투자실적중 지방투자계획의 추진률은 27.5%에그쳤다.

그래서 이제는 과감한 정책적 전환을 모색하여야 한다. 수도권에 대한 개발억제일변도의 수법을 탈피하고 지방의 육성책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의 공동발전을 모색하는 소위 윈윈(win/win)게임 전략을찾아야 한다.

수도권 문제와 지방의 문제를 하나의 체계 속에서 동시에 풀어 나가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도권은 도쿄·상하이·싱가포르 등 동양권 도시들과의 경쟁에서도 크게 뒤쳐져 있다.

인구·산업·금융·정보 등모든 부문이 일극(一極)에 집중되어 양적 팽창은 이루었지만, 무질서하고 특성을 지니지 못하기 때문에 국제적 중심기능을 담당하는 세계도시(global city)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 측면에서 볼때, 세계경제 체제 속에서 산업분야를 특화시키고 공간적 질서를 바로잡지 못하면 우리나라 수도권은 세계도시로 발돋음할 수 없다.

지방역시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특화산업을 육성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 문화 기능을 강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나 지방의 특화산업에 대한 육성책은 정책의지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국가정책에 의해 건설된, 텅텅 비어있는 지방공단들이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지방 스스로가 선택한 특화산업단지에 관련 공공기관을 비롯한 연구기관과 교육기관, 그리고 전원적 주거기능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른바 ‘패키지도시’(package city)의 건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물론 이정책은 해당 지역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 위에국가 차원의 혁신적 지원이 따를 때만이실효성을 갖게 될 것은 자명하다.

지방특화산업 육성이 대안

이를 통해 수도권 소재기업조차도 지방의 특정지역에 형성된 해당 특화단지로 가야 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주변 여건이 조성되고, 수도권은 수도권만이 지닌 장점을 살려 세계적 비교우위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가야 한다.

그럴 때야 비로소 수도권과 밀화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수 있고, 지방산업과 지방의교육과 문화가 성장할수 있다.

이처럼 수도권과 각 지방이 기능과 역할을 달리함으로써 상호보완적인 분담체계를 형성하여, 수도권과 지방의 공동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수도권과 지방이 모두 사는 길이다.

우리나라 첨단지식산업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수도권 첨단지식산업이 대구권의 패션·섬유산업, 광주권의 광산업, 충북 오송의 보건의료·생명과학산업등과 공존할 수있을 때, 진정한 의미에서 국토균형발전도 이루어지고 국가 경쟁력도 더 한층 높아질 수 있지 않겠는가!

황희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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