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요즘도 음모론 통할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요즘도 음모론 통할까

입력
2002.03.09 00:00
0 0

정치권이 정계개편 논의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그래 왔기에 으레 그러려니 하면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 하나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정계개편 논의의 배후로 청와대를 지목하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우리는 여기서 음모론의 실재 여부를 따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계개편 논의의 시발은 박근혜 전 부총재의 탈당이라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탈당의 이면에 대해 “누군가가 부추겼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강삼재 의원이 역시 박 전 부총재와 같은 말을 하면서 부총재직을 사퇴, 경선출마를 포기했다.

그리고 김덕룡 의원의 탈당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모두가 음모로만 가능한 일일까.

그런 와중에도 당 일각에서는 “경선이 불가능해졌으니 합의 추대로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있다.

5년 전 ‘9룡(九龍)‘ 운운하며 시끌벅적했던 신한국당의 경선 때보다 훨씬 퇴행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어쩌면 자유경선과는 거리가 먼 듯 느껴졌던당시 국민회의의 상황과 오늘의 한나라당이 닮았다. 당연히 오늘의 이 총재는 당시의 김대중 총재 모습과 오버랩(overlap)된다.

사실 한나라당은 민정계와 민주계라는 두 계파를 근간으로 출발한 정당이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를 눈 앞에 두고 민주계를 비롯한 비주류가 뿔뿔이 당을 떠나거나 흩어지려 하고 있다. 그만큼 이 총재는 ‘제왕적 총재’ 가 돼가고 있다

야당으로서 정권교체를 이룩해야겠다는 한나라당의 절박함은 정당으로서 당연한 존재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반드시 대통령이 되어야 겠다는 집념말고 어떤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야 할 때다.

꼭 대통령이 되어야겠다는 목표에만 매달리다가는 설사 된다 하더라도 또 하나의 ‘실패한 대통령’으로 그칠 수 있다는 게 역사의 교훈이다.

그래서 이총재에게 더 이상 민주주의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지 말라고 고언(苦言)하고 싶다. 민주주의는 곧 공정한 경쟁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