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파국으로 치닫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 폭력사태 해결을 위해 앤터니 지니 중동특사를 다시 파견키로 했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7일 “인명손실이라는 비극과 폭력사태의 격화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다음 주 지니 특사를 중동 지역에 재파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피의 보복이 되풀이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국가안보팀의 건의에 따른 것으로 미국의 중동정책에 변화가 생겼음을 보여준다.
지니 특사는 지난해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이 이끄는 국제위원회가 내놓은 두 가지 평화안을 양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안의 내용은 유혈 보복사태의 중단과 평화협상 재개로 요약된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10일로 예정된 내각 회의에서 두 평화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8일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그 동안 이 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내각에서 공식 수용 방침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어서 강경대응으로 일관해 온 샤론 총리의 태도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시사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량학살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8일 양측 충돌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35명과 이스라엘인 5명 등 모두 40명이 숨져 2000년 9월 팔레스타인 무장봉기(인티파다) 이후 가장 끔찍한 피해를 기록했다.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아바산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현지 보안사령관 아흐마드 메프라지(62) 소장 등이 사살됐다. 메프라지는 인피파다 이후 숨진 최고위급 팔레스타인 보안관리다.
이에 앞서 가자지구 남동쪽 유대인 정착촌에서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성경공부 중인 기숙사를 난사, 이스라엘 소년 5명이 즉사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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