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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찾아 떠났던 박사들 캠퍼스로 'U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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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찾아 떠났던 박사들 캠퍼스로 'U턴'

입력
2002.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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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내년까지 교수 4,000명 충원"썰렁하기만 했던 서울 A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 연구실은 요즘들어 활기를 찾고 있다.새학기가 찾아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박사학위를 받고도 자리를 잡지 못해 학교를 떠나야 했던 선배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학과 연구실을 지키던 박사는 대학강사 생활을 해온 4명뿐. 올들어서는9명이 새로 들어와 교수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들 예비교수들의 전직도 회사원, 학원강사, 연구소 연구직 등으로 다양하다. 이중 4명은벌써 시간강사자리를 얻었다.

■U-턴 현황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말 2002년 중 전국 국립대 교수 정원을 1,000명 이상 늘리기로 방침을 정하고 사립대들도 잇따라 교수충원에 나서면서 교수직을 포기했던 박사들이 다시 캠퍼스로 몰려 오고 있다.

교육부와 각 대학에 따르면 2003년까지 전국 국립대에서만 2,000여명, 사립대까지 포함하면 4,000여명 이상의 신규 교수 임용이 계획돼 있다.

2000년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어쩔 수 없이 학원강사 생활을 했던 강모(37)씨가 대표적인 예. 강씨는 “채용을 늘린다는 소식에 학원강사 생활을 중단했다”며 “다시 교수님들도 찾아뵙고 해야 임용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생각이 들어 학교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강씨는 현재 6개 대학에 원서를 내고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 B대 사학과에서 1994년 박사학위를 받은 후 4년간 대학 시간강사를 전전하다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했던 박모(39)씨도 부인의 만류를 뿌리치고 최근 학교로 돌아 왔다.

박씨는 “대학교수가돼 연구를 계속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꿈을 버릴 수가 없었다”며 “지난해 교육부 발표 후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박씨는 요즘 매일 교수님들을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 곱지 않은 시선들

서울대 관계자는 “각 대학 전체로 볼 때 올해 교수임용이 50%이상 늘어나 학문 후속세대들의 강단 진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위기를 맞고 있는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활성화하는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을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모 대학 국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대학강사생활만 8년째인 김모(44)씨는 “우리처럼 어려움 속에도 묵묵히 학교를 지키고 연구를 계속했던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불평했다.

또 최근의 교수 충원계획이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대 국문과 조동일 교수는 “2003년까지 교수 충원이 완료되면 또 적체현상이 반복될 것”이라며 “연구교수제등 근원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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