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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국의 뉴햄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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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국의 뉴햄프셔’

입력
2002.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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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16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를 뽑는 경선 레이스가 막이 오른다.이날 제주를 필두로 해서 오는 4월27일 16개 시ㆍ도의 종착역인 서울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민주당의 경선은 이미 알려진 대로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 시도하는 ‘민주주의 실험’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처음 경선이 시작되는 제주는 ‘한국의 뉴햄프셔’라는 별명과 더불어 정치권 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미국에서 뉴햄프셔는 ‘대선의 리트머스’로 인정 받고 있다. 액체의 산성도를 측정하는 리트머스 시험용지처럼 뉴햄프셔주에서의 경선 결과가 대체로 최종 결과와 같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미 북동부의 뉴잉글랜드지방에 위치한 뉴햄프셔주에서의 예비선거(Primary)는 우리의 제주처럼 50개 주 가운데 제일 먼저 시작되지는 않는다. 지난 2000년 대통령선거 때는 아이오와주에 이어 두번째였다.

■ 뉴햄프셔주의 ‘정치적 진가(眞價)’는 땅덩이가 넓고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적은 미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맨투맨 선거운동’이 가능하다는데 있다.

2만4000㎢의 면적에 인구는 113만6,000명이니 인구밀도는 47명 정도다. 하지만 80%가 삼림지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인구밀도는 제주의 281명과 비슷한 250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정치신인이 이곳에 와서 열심히 발로 뛰며 자신을 알리면 그것이 선거에 반영된다. 그래서1992년 빌 클린턴 같은 무명인사도 이곳에서의 열풍을 시작으로 결국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있었다.

■ 우리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미국 기준으로 볼 때 전국이 다 ‘맨투맨 선거운동’이 가능하니 그 점에서 뉴햄프셔와 비교하기는 곤란할 것 같다.

그러나 제주는 서울ㆍ경기와 비슷하게 지역성이 비교적 약한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뉴햄프셔’가 될 소지는 충분하다.

과연 제주 경선이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을 골고루 반영해서 최종 결과와 얼마나 맞아 떨어질지 지켜보자.

신재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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