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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부동산값 가파른 상승세…경기과열 우려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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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부동산값 가파른 상승세…경기과열 우려 고개

입력
2002.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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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값이 뛰고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부동산가격 급등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경기과열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아직까지는 부진한 수출과 설비투자를 감안할 때 경기과열론이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자산 버블 조짐과 경기회복에 대한 과잉기대가 확실히 있는 만큼 정책 기조를 ‘부양’에서 ‘중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진 념(陳 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경기가 다소 나아지고 있지만 수출이 회복되어야 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경기 과열론에 쐐기를 박았다.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도 “아직은 견실한 회복세”라며기존의 저금리 정책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뜻을 밝혔다.

■ 자산가격 거품 조짐

기대이상의 상승 속도이다. 주가지수는 지난해 9ㆍ11 테러발생 1주일후 468.76에서 저점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서 7일 829.44를 기록했다. 전국 부동산매매가격 상승률은 1월 2.6%에 달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무려 31.2% 상승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같은 기간6.5%로 1989년 4월(6.8%)이후 월간상승률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생산 역시 작년 12월 2.9% 증가, 올 1월 10%증가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 경기과열 우려 아직 이른가

주가와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출이 두자릿 수의 감소율(2월)을 보이고 지난해 계속 마이너스 상태를 보이던 설비투자도 12월부터 소폭의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경기에도 후끈 달아오른 ‘아랫목’과 냉기가 감도는 ‘윗목’이 나뉘어있는 상태.

또 경제성장률 전망의 상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지만 잠재성장률(5~5.5%)을 뛰어넘는 성장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당국의 시각이다.

그러나 홍순영(洪淳英)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장은 “경기 과열 징후가 있는 것은 확실한데 실물경기(수출)가 뒷받침을 못할 경우 상당한 후유증이 염려된다”며 “경제 성장을 안정적 궤도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정책 기조 변화 필요한가

전 총재는“경기 전반이 아니라 일부 자산시장에 거품 조짐이 있을 때는 거시정책이 아닌 미시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찬국(許贊國) 한국경제연구원거시경제팀장은 “일부 버블 조짐이 있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통화정책을 동원하면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보다 뒤늦게 경기 바닥을 통과한 미국에서도 최근 금리인상 움직임이 있는 것을 볼 때 지나치게 신중한 정부가 정책실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 실장은 “시장에 경고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도 정책기조를 부양에서 중립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준호(咸駿浩)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통화정책을 섣불리 쓰면 설비투자 위축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도 “월드컵, 아시안게임,선거 등을 앞두고 과도한 심리적 버블을 막을 수 있는 조치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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