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상임이사의 공직인사 개입 정황이 특검 수사과정에서 포착되면서 이 전 이사의 국정개입 실상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이 전 이사가 현정권의실세로 공직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은 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는 상태. 실제로 그 동안 정ㆍ관계에서는 인사철만 되면 “아태재단의 이수동 이사를 찾아가라”는 말이 나돌곤 했다.
이 전 이사의 집에서인사청탁 서류가 발견된 이수용(李秀勇) 전 해군참모총장은 “98년 하반기 서울 출장을 왔을 때 고향 선배인 이 전 이사를 만나 경력을 적은 개인소개서를 주었다”고 말했다.
이 전 이사의 공직인사개입 과정에서 도승희(都勝喜) 전 서울시정신문 회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한 장성출신 인사는 “도씨를 만난 자리에서 ‘계급정년에 걸려 더 이상 진급이안된다’고 했더니 도씨가 ‘힘을 써 보겠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이 전 이사가 이처럼힘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은 권력기관의 주요 포스트마다 자기 사람을 심어 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검찰과 경찰 등 일부 기관 내부에서는임 이 전 이사와 친분을 유지했던 인물들의 이름이 여럿 오르내리고 있다.
검찰의 한 간부는 “모검사 출신 선배가 ‘이 전 이사의 집을 한번 찾아가 보라’고 조언을 해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출신 인사도 “이 전 이사의 파워로볼 때 검사장 승진을 포함, 주요 보직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이사가 검찰 인사에까지 관여한 게 사실이라면 검찰간부가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수사상황을 이 전 이사에게 전해준 정황도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이밖에 이 전 이사가건설ㆍ벤처업계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도씨는 “이 전 이사가 현정권 들어 급성장한 B건설의 회장과 두터운친분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도승희씨 일문일답
전 서울시정신문 회장 도승희(都勝喜ㆍ60)씨는 7일 “이 전 이사는 수시로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인사철만 되면 청탁전화가 쇄도한다”고 주장했다
도승희 전 서울시정신문 회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인사철만 되면 이수동 전 이사에게 청탁전화가 쇄도한다”고 주장했다.
_김영재(金暎宰)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당신을 전혀 모른다고 하던데.
“거짓말이다. 수감 생활 중 접견실에서 김 전 부원장보를 우연히 만나 ‘내가 인터피온 사외이사’라고 했더니 ‘말씀 많이 들었다’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_이 전 이사 자택에서 이수용(李秀勇) 전 해군 참모총장 등의 인사청탁 서류가 발견됐는데.
“특검팀에 가보니 이 전 총장 명함도 있더라. 나도 이 전 총장이 해군 작전사령관 시절 진해에서 만난 적이 있으나 자세한 청탁 내용은 모른다.”
_이 전 이사가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위치가 되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인사철만 되면 찾아오거나 전화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이 정부 들어 급성장한 건설회사 대표와도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안다.”
_이 전 이사에게 수사상황을 알려준 검찰간부가 누구인지 아느냐.
“알아도 얘기 못해주고 몰라서도 얘기 못해준다.”
_이용호(李容湖)씨는 언제 어떻게 알게 됐나.
“1996년 9월쯤 내가 모시고 있던 황낙주(黃珞周) 전 국회의장 집에서 재일교포 임모씨 소개로 만났다.”
_안정남(安正男) 전 국세청장은 아는가.
“안씨가 과장 시절이던 1990년대 초 먼저 인사를 하더라. 당시는 내가 황 전 의장 모실 때라 그 쪽에서 먼저 접촉을 시도한 것이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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