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가 정체상태를 면치못하고 있는 가운데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이 6일 월드컵 기간에 중국 관광객의 남북 육로관광 추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唐 외교부장 발언 직후 정부 당국자들은 진의가 언론에 잘못 전달됐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 사업의 성사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통들도 적지 않다.
7일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관광객의 월드컵 참가문제를) 3국에서 협의 중”이라는 唐 외교부장 발언이 우리 언론에 잘못 전달됐다고 밝혔다.
한 당국자는 唐 외교부장의 회견 원문을 검토한 후 “唐 부장이 지칭한 3개국은 문맥상 남북한, 중국이 아니라 한ㆍ중ㆍ일”이라며 “중국 외교부도 3국이 한ㆍ중ㆍ일이었음을 확인해주었다”고 말했다.
한국 기자가 회견에서 남북 육로를 통한 중국 월드컵 관람객 수송을 질문했지만, 唐 외교부장은 일반적인 중국 관람객 수송문제로 알아듣고 월드컵 개최국인 한일 양국과 논의한다는 식으로 답을 했다는 얘기다.
당국자들은 또 “북한을 경유한 중국 월드컵 관람객들의 수송문제가 남북간에 논의되지않고 있다”며 “남북관계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이 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면 우리 당국이 굳이 중국측의 발언내용을 극구 부인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중국인의 북한 경유로 북한에 큰 현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 판문점 개방의 어려움 등의 악재도 당국자들 사이에서 거론됐다.
하지만 일부 관측통들은 이 사업이 중국 동북 3성 내 조선족 및 중국인들에게 매력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베이징(北京) 등으로 이동한 뒤 항로와 해로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할 동북 3성 주민들이 북한 육로를 이용할 경우 북한 관광이라는 덤을 얻으면서 이동거리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측통들은 최근 아리랑축전(4월29일~6월29일)의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본과 중국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강도 높은 홍보를 펼치고 있는 북측 사정, 북한이 현대측에 아리랑축전과 월드컵 을 연계시킬 수 있다고 밝힌 정황 등을 감안한다면 이 사업은 결코 요원한 일도 아니라는 설명도 나왔다.
이러한 해석들을 종합해 볼 때 중국 단둥(丹東)-평양-판문점-서울 등을 잇는 중국관광객의 남북 수송은 현재 공개 거론할 정도로 무르익지는 않은 것으로 여겨지나 사업 성사를 위한 남북한과 중국의 물밑작업은 적어도 내달까지도 이어질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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