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이 7일 물밑에서만 얘기되던 개혁진영 대선후보 간 연대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이인제(李仁濟) 후보에 맞서 김근태(金槿泰) 노무현(盧武鉉)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물론 한화갑(韓和甲) 고문까지 포함하는 4자연대를 주장한 것이다.신기남(辛基南) 천정배(千正培) 이종걸(李鍾杰) 임종석(任鍾晳) 의원 등 4명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경선에서 분열된 개혁진영은 승리할 수 없다”며 “개혁후보들이 자신을 던지는 결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후보단일화론으로 갈등만 키웠던 이들이 또 다시 연대론으로 네 후보에 대한 압박에 나선 데는 나름의 절박함이 깔려있다. 순회경선 시작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만큼 더 늦기 전에 후보단일화의 여지를 확대해 두겠다는 의도다.
이는 “개혁후보간 분열은 1987년 양 김씨의 분열처럼 역사에 오점을 남길 것”이라며 당사자들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여론조사에서 선호투표제의 파괴력이 드러난 것도 이들의 후보단일화 노력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이들의 기대와 달리 노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들은 하나같이 “이런 문제제기 자체가 자유로운 경선에 역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선거인단의 한 표가 급한 마당에 현실성도 없는 연대론을 주장, 지지층의 동요만 낳는다는 불만이다. 노 후보측 역시 전과달리 “바라는 바이긴 하나 어설픈 연대론은 오히려 개혁후보 진영간의 감정대립만 격화시킬 수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당내에서는 물론 개혁진영 내부에서 “단일화든 연대든 경선 막판엔 몰라도 초반에 성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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