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국민은행이 복수감사제 도입문제로 갈등을 빚고있다.갈등의 발단은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이 오는 22일 주총을 앞두고 지난 5일 차기감사에 금감원 이순철(李淳哲) 부원장보와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철주(李哲柱) 현 감사를 복수추천하면서 비롯됐다.
금감원은 당초 이근영(李瑾榮) 원장이 이 부원장보를 김 행장에게 감사로 추천했고, 김행장도 이를 수용한 만큼 이 부원장보가 단일 감사로 주총에서 선임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6일 “감사를 복수로 두는 것은 규정상 하자는 없지만, 상장사가 설립된 이래 처음”이라며 “그렇다면 최고경영자(CEO)도 2명을 둬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금감원측은 업무성격상 상임감사를 2명이나 두는 것은 인력낭비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업무의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도 이 문제를 공식 거론할 경우 관치금융시비가 불거질 것을 우려, 공식적은 대응은 삼가고 있다.
당사자인 이 부원장은 “(부원장보) 임기가 아직 2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차원에서 감사직을 수용했는데, 국민은행이 뒷통수를 쳤다”면서 “단일감사제로 바뀌지 않는 한 감사직 수용을 거부하고, 금감원에 잔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상황이 꼬여가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이 감사가 추진중인 합병은행의 선진감사스템 도입을 연내 마무리하기위해 복수감사제의 도입을 추진한 것”이라며 “이 감사가 통합감사시스템을 마무리하는데로 퇴진할 것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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