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리다 보니 갑자기 남녀가 뒤엉킨 장면이 툭 튀어나옵니다. 아무리 야심한 시각이라고 해도 주변을 한번쯤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겠죠.1일 본방송을 시작한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공짜 전략이 이같은 사태를 불렀습니다.
스카이라이프는 심야 성인영화채널을 3월 한달 동안 위성방송 모든 가입자가 볼 수 있도록 풀어주었습니다.
‘엠마누엘 5’(HBO플러스), ‘섹시 걸스 넥스트 도어’ ‘인터넷 걸’(스파이스TV), ‘베드타임’(미드나잇채널)등 프로노에 가까운 영화들이 상영됐습니다.
프로그램 중 상당수가 케이블방송과 중복되지만 위성방송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던 것이 바로 심야 성인영화채널이었습니다.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에 대한 금기에서 제한적이나마 풀려나면서 미성년자의 접근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가.
그래서 몇 단계 장치를 두었습니다. 일반 채널과 달리 패키지가 아닌 별도 신청을 받고 있으며, 셋톱박스에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수신자제한시스템(CAS)도 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채널 신청을 하지 않은 위성방송 가입자에게까지, 비록 한시적이라고 하지만 무제한으로 풀어놓는 것은 이런 장치들과 시청자의 선택을 완전히 무시하는 일입니다.
방송사측은 채널 가입을 희망하는 시청자에게 서비스하는 ‘공짜 샘플’이라고 설명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보러 영화관에 갔다 ‘나쁜 남자’와 같은 성인 영화의 예고편을 서비스 받는 것과 비슷합니다. 공짜라면 무조건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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