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베스트 11에 들기 위해 야단인데 윙백 현영민(23ㆍ울산 현대)의 목표는 좀 다르다. 그의 꿈은 주전보다는 축구대표팀 최고의 조커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과욕을 부리기 보다는 이상을 현실에 맞춘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대답도 똑 부러진다. “교체 멤버면 어떻고 후보면 어떻습니까. 대표팀에서 내가할 일이 있고 월드컵에서 뛸 수 있다는 게 중요하지요.”
현영민은 히딩크 감독이 발굴한 몇 안 되는 ‘진주’ 중 한 명. 지난 해 10월 대구 합숙훈련 기간 차두리와 함께 올림픽상비군에서 전격 대표선수로 발탁됐고 5개월째 태극마크를지키고 있다. 지난 해 11월 세네갈전 때 A매치에 데뷔한 이래 출장 기록을 6번으로 늘렸다.
“체질적으로나 경험으로나왼쪽이 더 잘 맞는데 대표팀에서는 계속 오른쪽 사이드 백으로 기용된다”는 그는 최성용(26ㆍ수원 삼성) 등과 포지션 경쟁을피할 수 없다.
조커의 비애일까. 현영민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골드컵 코스타리카전을 꼽는다.힘차게 열 걸음쯤 내디뎠는데 곧바로 종료 휘슬이 울리더라는 것.
그럼에도 “한국축구 최고의선배들과 함께 운동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해졌고 안목도 넓어진 것 같다”며 밝게 웃는다.
현영민은 교체멤버이긴 하지만 활용도는 많은 편. 왼발과 오른발을 자유자재로 쓰고 긴 스로인은 대표선수 중 최고이다. 히딩크 감독은 현영민의 스로인을 받아 공격수가 단번에 슈팅 기회로 연결하는 득점루트를 주문하고 있다.
현영민은 “가끔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일이 있는데 이번 기회에 반드시 고치도록 하겠다”고 다짐한다. 특히 미국과의 골드컵 때 스로인을 서둘다 연결을 제대로 못한 게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준 빌미가 됐다고 자책한다.
“스페인 전지훈련이 내게는 마지막 기회이다. 골드컵 전 스스로의 준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해 이번 훈련을 앞두고 누구보다 강도 높은 개인훈련을 했다.” 올해 건국대를 졸업하고 울산에 입단한 현영민은 스페인까지 장시간 여행 동안 내내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전문가 조언(정해성 국가대표 코치)=스로인을가장멀리 던지는 등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성격이 매우 침착하다는 점도 수비수로서 큰 강점이다. 파이팅이 부족하고,공격 가담 시 적극성이 떨어지는 점 등은 고쳐야 한다.
라망가=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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