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을 출발, 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알리칸테를 거쳐 라망가까지. 한국축구대표팀이 20시간에 걸친 여행 끝에 6일 오전 1시(현지시간) 유럽 전지훈련지인 스페인 라망가에 도착했다.대표 선수들은 숙소인 하얏트 리전시 라망가 호텔에 여장을 풀고 24일간의 전지훈련 첫날을 단잠과 휴식으로 보냈다. 그러나 2002월드컵 개막전 마지막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히딩크 감독이 최종 엔트리를 확정지을 계획이어서 선수단에는무거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홍명보 복귀와 수비의 새판 짜기
수비는 이번 전지훈련에서 심재원(25ㆍ프랑크푸르트) 등이 부상으로정상적인 훈련참가가 어려워진 가운데 베테랑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히딩크 감독의 공언대로 홍명보(33ㆍ포항)의 중앙 수비수 기용이 유력한가운데 최진철(31ㆍ전북) 김태영(32ㆍ전남) 이임생(31ㆍ부천)이 3백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송종국(23ㆍ부산)은 “중앙수비는 (홍)명보형이 제격”이라고 한 발 빼고 있지만 히딩크 감독이 언제 다시 중앙 수비수로 기용할 지 몰라늘 긴장 상태이다.
▽윤정환 효과와 미드필더 자리 이동
공격형 미드필더(게임메이커) 자리는 지금까지 히딩크 감독의 눈을 사로 잡은 선수가 없는 무주공산이다. 따라서 윤정환에 대한 관심이 높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유럽형이 아니라는 이유로 홀대를 받았던 한국형 게임메이커 윤정환이 감각적인 직진패스로 고질병인 골 결정력을 치유한다면 단숨에 주전을 꿰찰 수 있다.
윤정환은 히딩크 감독의 총애를 받는 송종국 이천수(21ㆍ울산) 박지성(21ㆍ교토)는 물론 안정환(26ㆍ페루자)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한다.
▽황선홍 파트너 찾기?
스트라이커 두 자리 중 하나는 황선홍(34ㆍ가시와)으로 굳혀진 가운데 J리그 홈 개막전에서 2골을 기록한 최용수(29ㆍ이치하라)의 급부상이 눈에 띈다.
경쟁 상대인 설기현(23ㆍ안더레흐트)이 허리와 엉덩이 통증으로 기량 발휘가 어렵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신예 차두리(22ㆍ고려대)와 이동국(23ㆍ포항)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라망가는 어떤곳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스페인의 라망가를 축구대표팀의 전훈 캠프로 낙점한 사람은 바로 히딩크 감독이다. 6일 라망가를 둘러 본 대표팀 관계자들은 히딩크 감독이 20시간 이상 걸리는 이곳까지 선수들을 데려온 이유를 알았다.
라망가는 히딩크 감독이 90년대 초반 스페인 발렌시아 감독 시절 훈련을 와 본곳이다. 우선 운동 외에 한눈을 팔 수 없는 천혜의 휴양지라는 점이 전훈지로서 이상적이다.
선수들을 번잡한 도시 분위기로부터 격리시킬 수 있는 것이다. 지중해 해안을 끼고 있는 숙박시설도 히딩크 감독이 좋아하는 초 호화급이다. 히딩크 감독은 1월 북중미 골드컵을 직전 열린 미국 샌디에이고훈련 때도 같은 조건의 훈련지를 택했다.
또 축구장은 숙소(하얏트 리전시 라망가 호텔)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인근 튀지니와의 평가전이 예정돼 있는 점도 라망가가 전훈지로 선택된 이유 중 하나.
더 크게는 스페인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애정도 작용했다. 히딩크 감독은 레알마드리드 감독 등을 역임, 스페인에 익숙하고 스페인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연락할 지인들이 많기 때문인지 그는 바르셀로나와 알리칸테 공항에서 능숙한 스페인어로 통화를 하느라 휴대폰을 놓지 않았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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