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인천국제공항에 등장한 여성 마샬(Marshal)에 대한 성 상품화 논란이 일고 있다. 제복 차림의 마샬은 공항 이용객 중 우범자를 입국장 마지막 단계에서 골라내 검사를 받도록 하는 공항세관 소속 검색 요원 중 하나다.관세청은 지난 해 10월 월드컵에 대비, 입국장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꾼다는 명목으로 40~50대 남자 6급 공무원(계장급)들이 주로 맡아왔던 마샬을 여성으로 바꾸기로 하고 공채에 나섰다.
자격은 ▦키 167㎝ 이상 ▦18세 이상 25세 이하 ▦외국어능력을 갖춘 여성으로 한정됐고, 16명이 선발됐다. 이는 인천공항 마샬 32명의 절반.
추가 선발된 인원이 투입되는 이 달 하순부터는 인천공항 마샬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진다. 김해, 제주공항에도 2명씩이 투입될 계획이다. 10년 넘는 공항근무 경험에서 쌓인 노하우를 갖추고 있었던 기존 마샬들과 달리 이들은 4주 동안 간단한 기본 교육을 받은 후 곧바로 입국장에 투입됐다.
이 때문에 여성 마샬은 규정 안내 등 단순 업무에 치중하고 있어 “마샬이 아니라 도우미”라는 지적과 함께 성상품화 논쟁까지 일고 있다.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한 박모(24ㆍ여)씨는 “외국 손님들을 처음으로 맞이하는 준외교관이 되고 싶었다”면서 “입사 때 기대했던 업무와 지금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병태(吳炳台) 관세청 총무과장은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덜 경직됐고 외국어 구사능력도 뛰어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용훈(朴用薰) 교통문화운동본부 대표는 “매너교육을 철저히 해서 불친절을 개선해야지 단순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 친절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후진국형”이라며 “외국공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보기 드문 장면”이라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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