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군인사 관련 서류 발견 파장아태재단 이수동(李守東) 전 상임이사는 과연 공직 인사의 로비 창구였나.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이 최근 이씨의 자택에서 군 최고위층 인사와 관련된 청탁성 서류 등을 확보함에 따라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와 관련, 개인적 비호 의혹으로 출발한 사건이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이씨가 아태재단에서 핵심역할을 해 온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여권 이너서클을 중심으로 한 각계의 광범위한 인사 난맥상이 또다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 해군 참모총장 인사 관여 의혹
이씨의 집에서 ‘참모총장 승진 희망 서류’가 발견된 이수용(李秀勇)전 해군 참모총장은 1999년 3월 총장으로 임명될 당시 인사와 관련해 유난히 뒷말이 많았던 것이 사실.
당시 국방부와 군 요직에 대한 지역편중인사 비판이 제기되고 있던 상황에서 호남출신인 이 전 총장은 비 호남출신인 이지두(李址斗) 합참차장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결국 총장에 발탁됐고,이 과정에서 인신공격성 루머와 역 지역차별 논란, 정치권 줄대기 등의 소문 등이 전례없이 난무했다.
이전총장은 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씨는 존경하는 고향선배로 ‘뵙겠습니다’하면 만날 수 있는 사이” 라면서도 “총장 임명은 1998년 12월 발생한 북한 잠수정 격침사건의 공로를 인정 받았기 때문일 뿐, 이씨에게 도움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안정남 전 국세청장 등 관여 의혹도
이씨의 국정개입 의혹은 특검 수사과정에서 전 서울시정신문 회장 도승희(都勝喜)씨가 “이씨로부터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의 내정 사실을 전해 듣고 안씨에게 전해줬다”는 진술을 받아내면서부터 주목을 받고 있으나, 아직 이씨가 안 전 청장의 인사에 직접 관여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 또 다른 몸통은 없나
의혹의 핵심은 이씨가 개인차원에서 인사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아니면 배후에 또 다른 ‘몸통’이 있는지 여부다.
이씨는아태재단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金弘業) 이사장과 함께 실질적으로 재단을 이끌어 온 인물.
여권에 정통한 인사들은 이씨가 ‘DJ의집사’로 불리는 등, 대통령과 지근거리에 있는 신분을 이용해 공직인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여권주변에서는 “이수동을 통하면 된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며, 실제로 이번 이씨의 집에서 발견된 서류들은 이 같은 소문들이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씨가 과연 군 수뇌부 인사에 까지 직접 개입할 정도의 파워가 있었겠느냐는 회의적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런 측면에서 김 이사장과 이씨의 관계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으나 “아직은 두 사람을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조심스런 시각도 많다.
■특검팀의 한계
특검팀은 인사 개입을 포함한 이씨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다소 어정쩡한 입장이다.
현행 특검법상 이번 특검팀에는 이용호(李容湖) 사건과 비호의혹에 국한돼 조사할 권한만 부여되어 있을 뿐, 수사과정서 돌출되는 파생 의혹들에 대해선 손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당장 25일로 특검 수사가 공식 만료되는 상황과 관련, 수사기간 및 수사범위 확대를 위한 법 개정 문제가 정치권에서 다시 이슈가 될 것으로보인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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