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대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이 전격 사퇴를 표명한 뒤 대한체육회가 행정공백 상태에 빠져 있다.김 회장은 당시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사퇴철회 요청을 받았지만 측근을 통해 “ 사퇴의사는 변함이 없다”고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나도록 명확한 언급을 회피, 체육계에서는 과연 김 회장의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김 회장의 사퇴 표명이후 부회장단과 대의원들이 두 차례 김 회장을 방문했지만 “대의원들의 뜻은 고맙다”는 말밖에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회측은 현 상황에 대해“김 회장은 사퇴를 표명했고 대의원들은 사퇴철회를 권고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일부 대의원은 7일 대의원 간담회에서 사퇴철회 서명을 받아 김 회장에게 전달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제 대의원들에게 진의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 체육계 안팎의 여론이다. 사퇴표명 당일 “10분만의 사퇴번복 해프닝이 아니며 사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더 늦기 전에, 더 모양새가 우스워지기전에 명확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비롯, 국제무대에서 한국스포츠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헌한 김 회장의 업적은 높이평가돼야 마땅하다. 그래서 김 회장의 모호한 태도가 행여 그동안의 업적에 흠을 입히지 않을 까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같은 맥락에서 부회장단과 대의원들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윗사람을 모시는 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부회장단과 대의원들의 충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 시점에서는 결코김 회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부회장단과 대의원들이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체육인들의 의견을 수렴했는지 묻고 싶다. 체육회 임원들은 무조건적인 재추대보다 김 회장의 용기있는 결단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는 방법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김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으로서,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장으로서 한국스포츠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힘쓸 수 있도록 보좌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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