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 글을 마이클 만(감독)이 볼 수 있도록 메일로 보낼 것입니다. 우리는 국력이 약해 바보처럼 김동성 선수의 땀과 노력과 시간을 다른 선수에게 주고 말았습니다. 허나 지금은 그저 돈을 더 벌고자 하는 이들에 의해 문화적인 후진국이 되고 있습니다.” (ID 박 연)1일 개봉한 영화 ‘알리’ (감독 마이클 만)의 수입사가 2시간 31분짜리 영화를 28분이나 잘라내 관객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속은 기분이다” “변상하라”며 영화사이트에 항의 글을 올리고 있다.
1980년대 공연윤리위원회에 영화심의를 맡긴 영화 제작자나 수입업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은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는 ‘가위’ 였다.
이제 영화 심의가 자율기구로 넘어갔으니 ‘가위’는 버려야 할 텐데 돈벌이에 눈이 먼 제작업자와 수입업자들이 여전히 ‘가위’를 모셔두고 있다.
1997년 ‘제 5원소’(감독 뤽 베송), 지난해 ‘리플리’(감독 앤서니 밍겔라) 등 유명한 작품들이 뭉터기로 잘려 나간 채 개봉됐다.
97년 방한했던 뤽 베송 감독은 이 사실에 격분해 급거 출국했고 이듬해 영화 ‘택시’에서 한 사람은 트렁크에서 자면서 교대로 24시간 영업을 하는 ‘돈에 눈 먼 한국인’ 택시를 등장시켰다.
지난해 8월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의 수입사는 10초 분량의 상상 섹스장면 때문에 ‘18세 관람가’등급을 받았다.
“자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러나 국내ㆍ외 영화제에서 영화를 본 관객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지 않아 포기했다. 속은 쓰리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했다”고 했다.
‘알리’ 수입사측은 “지루하다고 판단해 잘랐다”고 변명했다. 관객을 모독하는 친절함이다.
박은주 문화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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