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金錫元ㆍ57) 전 쌍용그룹 회장이 외국인 대주주의 요구로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났다. 쌍용양회는 5일 이사회에서 김 전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대신 최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TCC)의 이마무라 카즈스케(今村一輔) 상담역을 새 의장으로 추대했다.이로써 김 전 회장은 1998년 초 3년간 정치외유를 끝내고 복귀한지 4년만에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쌍용 이사직도 15일 주주총회에서 내놓을 예정이다.
김 전회장의 사퇴가 지분 29%를 가진 TCC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아연 긴장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서 유사한 사례가 나타날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도 “외국인 주주가 이사 선임을 요구한 적은 있지만 아예 경영권을 장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 현대자동차(64.22%)와 삼성전자(59.39%)처럼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에 자사주 매입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것도 경영권 방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쌍용양회측은 “김 전회장이 쌍용과 완전 결별하는 것은 아니며 명예회장 직함을 지닌 채 자문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 전회장은 그동안 주 2~3일 출근해, 구조조정 현안 조정 등을 맡아왔으나, 최근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역할이 다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보유해온 쌍용양회(11.94%)와 쌍용(6.25%) 지분은 채권단의 감자에 따라 무상소각돼 현재 제로(0)인 상태다.
한편 이날 쌍용양회 주식은 상한가를 쳤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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