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호’가 월드컵 16강의 꿈을 안고 5일 유럽 전지훈련지인 스페인 동남부의 라망가로 출국했다. 이번 해외 전지훈련은 월드컵전 대표팀의 윤곽을 최종 확정짓는 마지막 기회.라망가는 지중해를 품고 있는 한적한 휴양도시이지만 월드컵을 3개월 앞둔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생존경쟁을 펼쳐야 하는장으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4일간 실시되는 훈련 기간중 대표팀은 13일 튀니지와의 원정 평가전을 비롯, 핀란드(20일) 터키(27일)와 잇따라 평가전을 치르고 28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전지훈련은 1~2월 북중미 골드컵, 지난달 우루과이와의 평가전부진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기회이다. 동시에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금까지 “유럽전지 훈련을마친 뒤 주전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대로 선수들의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이 예고되고 있다.
선수들은 넓게는 23명 엔트리, 좁게는 11명의 주전에 들기 위한 경쟁을 펼치게된다. 최전방 공격진은 황선홍(34ㆍ가시와) 설기현(23ㆍ안더레흐트) 최용수(29ㆍ이치하라) 등으로 좁혀진 가운데 안정환(27ㆍ페루자) 이동국(23ㆍ포항)차두리(22ㆍ고려대)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비라인은 지각변동의 가능성이 남아있다. 8개월여만에 복귀한 홍명보(33ㆍ포항)로 인해 기존의 송종국(23ㆍ부산)과 유상철(31ㆍ가시와)이 홍명보를 후보로 밀어낼 것인지, 아니면 홍명보 중심으로 새로운 수비라인이 만들어질 지 알 수 없다.
플레이메이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신구 대결도 치열하다. 체력과 수비가담 문제로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났던 윤정환(29ㆍ세레소)은 이천수(21ㆍ울산)와 박지성(21ㆍ교토) 송종국과의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골키퍼 자리를 놓고 벌어질 김병지(32ㆍ포항)와 이운재(29ㆍ상무)의 불꽃경쟁도 예고돼 있다.
국내파가 중심이 돼 치르는 튀니지와의 친선경기(13일)가 리허설이라면 해외파가 총출동하는 핀란드전과 터키전에서 생존게임은 절정에 오르게 된다. 핀란드와 터키는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유럽팀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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