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해부 전문가 조용진교수 후손들 유전특성 토대로 재현형질인류학(Physical Anthropology)적 연구방법을 동원해 후손들의 얼굴을 토대로 과학적으로 재현한 광개토대왕의 얼굴이 처음 공개됐다.
고구려연구회(회장 서길수ㆍ徐吉洙)는 2일 경기 구리시 교문동 광개토대왕 광장에서 동상 제막식을 갖고 ‘광개토태왕과 고구려 남진정책’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광개토 대왕(재위391~413년)은 고구려 19대 왕으로 우리 민족의 영토를 가장 넓게 확장한 정복 군주.
이번에 공개된 동상은 높이 8.55㎙의 좌대 위에 세워진 너비 2.7㎙, 높이 4.05㎙ 크기의 청동 입상으로, 홍익대 미대 조소과 박석원(朴石元) 교수가 제작했다.
고 김기창(金基昶) 화백이 그린 광개토대왕 영정(경기 여주 영릉 소장)과 서울대 이종상(李鍾祥) 교수의 영정(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은 대부분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왔지만, 이번 동상은 미술해부학전문가인 서울교대 조용진(趙鏞珍ㆍ52ㆍ미술과) 교수의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조 교수는 광개토대왕의 유골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먼저 그의 맏아들 장수왕의 59대, 60대 후손인 고지겸(高之謙ㆍ2000년 사망당시 71세) 고 흥(高興ㆍ54) 부자를 만나 얼굴 특징을 측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광개토대왕의 얼굴을 역추적해 나갔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 사는 고씨 부자를 만나본 결과 놀라울 정도로 외모가 흡사했다.
조 교수는 “하얼빈 지역은 근거리 결혼이 이뤄져 시간이 흐를수록 유전자 특성이 강화되는 ‘유전자 상승작용’이 생긴것으로 보인다”며 “인간의 유전자 3만5,000여개 중 외모를 결정짓는 유전자는 극소수여서 수십대를 내려와도 유전자군은 대부분 유사하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씨 부자와 광개토대왕의 얼굴은, 주관적인 느낌이 다를 수는 있어도 유전적 특성은 거의 똑같다는 것이 조교수의 논리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고씨 부자의 형질인류학적인 특징은 고구마형의 머리에, 코끝이 뾰족한 북방계적 특성과, 중안(中顔ㆍ 미간과 코밑 사이)이 발달해 코가 큰 남방계적 특성의 혼합형이라는것.
특히 중안이 매우 길고(71㎜) 얼굴이 볼록한 것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이번에 제작된 광개토대왕 동상에도 반영됐다.
이밖에도 조 교수는 고구려의 마지막왕인 28대 보장왕의 후손이 이주했다는 전북 익산 지역 대학생 200여명, 고구려인의 후손으로 알려진 강원도 횡성 고씨 종친회원 96명, 일본으로 건너간 고구려인의 후손이 살고 있는 고마진자(高麗神社) 주민을 상대로 한 방대한 형질인류학적인 연구조사를 통해 세 지역 주민의 얼굴 특징이 고씨부자와 매우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 교수는 “우리는 막연히 진취적인 고구려인은 몽골인을 닮은, 강한 북방계적 특징을 띄고 있다고 생각해 왔으나, 조사결과 알타이 북방계와 남방계가 적절히 혼합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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