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 발음 부호법' 제안 김복문교수“현행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으로는 월드컵, 부산아시안게임 등 임박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없습니다.”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김복문(金福文ㆍ71ㆍ사진)명예교수는 4일 ‘국어의 영어식(로마자) 표기법’(개정판) 출판기념회를 갖고 “잘못된 현행 표기법을 폐기하고 로마자 표기를 영어 발음에 맞춰야한다”는 도전적인 주장을 펼쳤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 대해 “외국인에게 한국어의 표준 발음을 따르게 하는 현행 표기법의 실용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현재는 금강산(GeumGang San) 거북선(Geo Buk Seon) 독도(Dok Do) 등으로 표기하는데, 외국인들은 통상 ‘쥼갱샌’ ‘죠벅숀’ ‘독두’로 발음한다
2000년 개정된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어’와 ‘으’를 각각 ‘eo’와 ‘eu’ 로 표기하도록 했지만 이 같은 규칙을 모르는 외국인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언어 습관에 따라 발음한다는 것.
김 교수는 “우리의 로마자 표기법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세계 공용어인 영어의 발음체계에 맞춘 표기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일정 음가(音價)를 지닌 영어 철자를 발음부호처럼 사용해 로마자로 표기하는 ‘모의(模擬)발음 부호법’을 제안했다.
김 교수의 표기법대로 하면 금강산은 ‘Gum Gahng Sahn’으로 거북선은 ‘Gur Book Surn’으로 표기해야 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임원출신인 김 교수는 이미 1979년부터 자신이 개발한 표기법을 관철시키기 위해 국회, 정부부처 등을 돌며 설명회를 갖고 헌법재판소에 “현행 표기법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1월 발족한 부패방지위원회에 현행 표기법 채택경위에 대한 진상조사까지 의뢰한 상태이다.
김 교수는“50년 동안 로마자 표기법을 네 차례나 개정했던 정부는 이번 만큼은 꼭 표기법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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