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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준화 부작용 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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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준화 부작용 두 풍경

입력
2002.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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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시즌인 요즈음 서울과 수도권 지역 학교주변에서 벌어지는 풍경은 평준화 정책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보아야 한다.대다수 중ㆍ고교 입학식이 있었던 2일 경기 의왕시에서는 특정 학교에 배정된 학생 100여명이 입학수속을 거부하고, 도 교육청으로 몰려가 재배정 요구 시위를 벌였다.

기피학교에 배정된 데 불만을 품은 이들은 공교육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소복을 뜻하는 흰 T셔츠를 입었고, 학부모들도 검은 복색이었다.

이들의 요구는 그 학교에 다니고싶지 않으니 다른 학교로 배정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의왕시가 올해 처음 평준화 지역으로 편입돼 이 지역 출신인 이들의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 교육청의 입장이다.

인근 지역 출신으로 이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은 입학 후 근거리 학교 전학허용 방침에 따라 전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학 직후 전학원서를 낼 것이라 한다.

그렇게 되면 이 학교는 정상 운영이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이 학교를 그토록 기피하는 이유는 뻔하다. 통학여건이 나쁜 이 학교는 비평준화 시대에 학생들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그 이미지 때문에 이번에 배정된 학생 대다수가 배정을 달가워하지 않게 되었다.

같은 날 서울에서도 강남지역 학교로의 전학신청서 접수장이 북새통이 되었다. 3일 전부터 노숙을 하며 줄을 선 사람이 1,700여명에 이른다니, 선호학교에 대한 열망이 의왕사태와 대조적이다.

가고싶지 않은 학교에 억지로 다녀야 하고, 가고싶은 학교에 갈 수 없도록 강제되는 평준화 정책의 부장용을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이제 우리도 평등과 경쟁의 원리가 조화를 이루는 교육제도를 가질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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