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이 왔다. 요즘 이사의 대부분 유형은 포장이사. 그런데 업체를 전적으로 믿고 이사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을까.‘옛집에서 출근해 새집으로 퇴근할 수 있다’는 이사업체의 광고에 현혹돼 손 하나 까딱 안했다가는 이삿짐 파손이나 분실 등 낭패를 볼 확률이 크다.
피해가 생기면 보상을 요구할 수는 있겠지만 예방이 최선이다. 현장 작업자들이 들려주는 포장이사의 필수점검 사항을 살펴본다.
●업체 선정
무엇보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협회(02_869_4052)를 통해 이 업체가 관허이삿짐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사철에만 반짝 영업하고 사라져 버리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일단 규모가 큰 업체를 고르는 것이좋다.
짐의 단위를 ㎥와 t등으로 비교적 정확히 계측하기 때문에 눈짐작으로 대충 보고 웃돈을 요구할 확률이 적다.
그러나 대규모 업체라도 전국 각지에 둔 지점은 대개 독립채산제라 서비스가 부실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본사에 ‘믿을 만한 지점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게 좋다.
친지 이웃 등 주변사람이 이용해 본 서비스 좋은 업체를 추천받는 방법은 더 확실하다. 그럴 때는 ‘*월 *일 **에서 일했던 사람들로 보내달라’고 구체적으로 조건을 다는 게 좋다.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는 업체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한솔이사엠 관리부 김대우씨는 “이런 업체는 대개 하루 2~3건을 해치우려 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허술하다”고 말한다.
정상적으로는 보통 아홉시쯤 작업을 시작한다. 이때쯤 되어야 출근 차량이 빠져나가 이사차량이 드나들기도 편하다.
●이사 전ㆍ후 점검사항
새 집을 쓰레기창고로 만들지 않으려면 버릴 것과 가져갈 것, 재활용품을 구분해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업체 직원들은 ‘물건 없어졌다’는 불평을 듣지 않으려 보이는 모든 짐을 새 집으로 옮겨놓는다.
귀금속이나 귀중품은 꼭 직접 챙기고 놓치기 쉬운 화장대나 싱크대 서랍속을 확인한다.
선물받은 도자기나 술병 등은 포장을 풀어 놓아 직원들이 안전하게 재포장할 수 있도록 한다. 이사갈집에는 마루에 흠집이 나지 않도록 헌 종이나 비닐 등 보강재를 깔아두는 게 좋다.
아무리 바쁜 직장인이라도 주방에 가구가 들어올 2~3시쯤에는 꼭 집에 있는 게 좋다. 그래야 가구배치를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롱, 피아노, 냉장고 등에 흠집이 났는지도 확인한다. 방바닥의 수평이 안 맞으면 문이 잘 닫히지 않기 때문에 장롱 문은 꼭 열어봐야 한다.
침대 위에서 뛰어봐 제대로 조립되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
새 집의 전원이 110V인지 220V인지도 꼭 봐야 한다. 직원들이 무심코 플러그를 꼽다 가전제품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원장치가 복잡한 컴퓨터 설치도 직접 하는 게 좋다. 에어컨을 옮기는 데는 포장이사업체(5~7만원)보다 가전업체(13~15만원)가 비용이 두 배 정도 비싸지만 동선교체 등 사후보수비용을 생각하면가전업체를 이용하는 게 오히려 더 싸다.
이렇게 만전을 기했는데도 이삿짐이 파손되거나 없어졌다면 업체에 항의하거나 소비자보호원(02-3460-3000)을 이용한다.
소비자 피해보상규정에 따르면 피해가 소비자의 과실 때문임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업체측이 보상을 해야 한다. 지난해 접수된 피해건수 436건 중 70.2%가 보상을 받았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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