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 점프 블로커 유도… 궂은일 도맡고 빛은 안나“너희가 센터의 고달픔을 아느냐.” 배구에서 센터는 가장 고달픈 위치이다. 오픈이나 이동공격을하는 레프트는 화려한 공격으로 빛이 나지만 센터는 공이 자신에게 오건 안오건 그저 묵묵히 메뚜기처럼 ‘팔짝팔짝’ 뛰어야만 한다.
센터가 매세트 얼마나 많이 뛰는 지는 지켜보면 안다. 먼저 리시브가 정확히 올라오면 세터는 상대 센터블로커가점프하는지 안하는지를 곁눈질로 보고 A퀵을 센터에게 줄지 말지를 판단한다. 시간차공격에서도 이것은 똑같이 적용된다.
이때 센터는 무조건 점프해 상대 블로커를 한명이라도 속이면 그것으로 성공이다. 오픈공격 때도 센터의 점프는 계속된다. 리시브가 나쁠 때도 센터에 점프를 시킨다. 빠른 B퀵토스가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센터속공으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수비때는 중앙에서 연신 좌우로 옮겨 다녀야 한다. 상대의 중앙속공이나 시간차공격을 주로 블로킹해야 하고 왼쪽, 오른쪽 공격때도 보조로 참가해야 한다. 상대에게 속공을 주면 욕먹고, 좌우로 늦게 쫓아가도 꾸지람을 듣는다.국내 최고 센터인 방신봉도 느리다고 핀잔을 듣는 판국이다. 즉 키가 크다하더라도 느리거나 연결동작, 센스, 기본기 중 하나라도 떨어지면 센터가될 수 없다.
권투에서 미스블로 때 힘이 많이 빠진다. 하지만 센터는 모든 점프의 90%가 헛점프이다. 권투선수로 치면 허공을 때리다 지쳐 제풀에 무너질 판이다. 그 많은 점프중 본인의 스파이크용으로 활용되는 것은 한 경기에 고작 10여차례. 간혹 세터가 나서 2단공격을 해버리면 힘은 더더욱 빠진다.
하지만 모든 공격의 첫 단추가 센터에 있는 만큼 센터의 중요성은 엄청나다. 특히 지금 같은 랠리포인트제에서 역할이 더욱 막중하다. 센터들은 공격 종합 20위권에 불과하지만 속공으로 단번에 점수를 올릴 수 있기에 경기 내내 스포트라이트를받는다.
여기에 방신봉 한희석(이상 현대캐피탈) 김상우 신선호(이상 삼성화재) 구준회 이용희(이상 LG화재) 이영택(대한항공) 이호남(상무) 등각팀의 센터들은 기량은 물론 얼굴도 잘생겨 ‘백구의 코트’를 빛내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