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을 돈이 있으면서도 카드대금 납부를 회피하는 ‘고의 연체자’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국민은행은 4일 국민ㆍ주택 통합 이후 국민은행 신용카드 고객 가운데 4개월 이상 연체자들의 자산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옛 주택은행계좌에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4만4,000명이나 됐다고 밝혔다. 이중에는 수 천원에서 수 만원 정도의 소액만 남아 있어 사실상 파산 상태인경우도 더러 있지만 상당수는 카드 빚을 충분히 상환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예금을 갖고 있다는 것.
국민은행 관계자는 “ 은행 합병 이후 채권추심을 위해주택은행 계좌를 조회해본 결과 예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일단 이 계좌들에 대해 거래정지 조치를 내린 뒤 채권확보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규정상 금융기관들은 합병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경우 회원의 거래계좌가 아닌 타은행 계좌는 조회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따라서타은행 계좌에 돈이 있으면서도 일부러 빚을 갚지 않는 연체자 수가 상당 규모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고객의 재산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보다 정확한 연체관리를 위해서는 타 금융기관 계좌에대한 조회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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