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서 통쾌한 투런홈런… 최희섭도 3타점한국의 홈런왕에게 메이저리그 담장도 높지 만은 않았다. 시카고 컵스 스프링캠프에서 초청선수로 훈련중인 이승엽(26ㆍ삼성)이 시범경기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이승엽은 4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서 통쾌한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국 홈런왕의 위용을 과시했다.
5회말 최희섭에 이어 1루수로 출장한 이승엽이 이날경기서 처음으로 타석에 선 것은 7회초 1사 1루. 상대 투수는 지난해 3승1패1세이브, 방어율 4.56을 기록한 좌완 애런 풀츠였다.
초구로 몸쪽 직구가 들어와 힘차게 휘둘렀지만 파울볼. 이승엽은 방망이를 다시 곧추 세웠다. 전날까지 두 경기에 대타로 출장, 병살타와 헛스윙 삼진 등으로물러났던 터라 눈에는 어느 때보다 힘이 들어갔다.
곧 이어 바깥쪽으로 파고드는 높은 직구가 들어오자 이승엽은 그대로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비거리 115m. 이승엽은 9회초 무사 1루서 한번 더 타석에 들어섰지만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날 기록은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이에 앞서 4번 타자로 나온 최희섭은 1회 좌중간을가르는 2루타로 선취점을 얻은 데 이어 5회 다시 중견수를 넘어가는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시범경기 4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갔다. 시카고 컵스는코리안 출신 장타자 이승엽과 최희섭이 5타점을 합작하는 맹활약을 펼친 덕분에 샌프란시스코를 9_1로 대파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시카고 컵스 돈 베일러 감독은“이승엽이 한국에서 기록한 홈런숫자를 알고 있었는데 오늘 그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 젊은 선수가 밀어쳐서 홈런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승엽 인터뷰
큼지막한 홈런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이승엽은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표정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곧바로 5분간 러닝으로마무리 훈련을 마친 이승엽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_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했다.
“아직도 얼떨떨하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_구질은.
“직구였다. 바깥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조금 높게 들어왔다. 투수들이 파워보다는 컨트롤로 승부를 벌여 노리고 쳤다.”
_맞는 순간 기분은.
“힘으로 친 것이 아니고 가볍게 타이밍을맞춰 쳤기때문에 잘 맞았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밀어쳤기 때문에 (홈런인지 아닌지는) 긴가민가 했다.”
_홈런 한방이 앞으로의 타격에 도움이될 것 같나.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자신감을갖게 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될 것 같다.”
/스코츠데일(미 애리조나주)=이석희특파원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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