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라는 직업 자체도 엄청난 ‘고수익 고위험’ 상품이다.억대 연봉자도 수두룩하지만 주가에 따라 목이 왔다갔다 한다. 실적이 좋아 스카우트되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장을 잘못 판단해 쫓겨나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시장이 좋지않았던 지난해 3월 결산때는 유달리 매니저들의 자리이동이 많았는데, 한 중형 투신사에선 주식 매니저 4명중 3명이 한꺼번에 갈렸다.
3~4개 대형 투신사를 제외하고는 매니저들이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평균 연수는 3~4년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매니저의 직업 수명이 긴 것도 아니다. 12년 정도 하고 나면 대부분은 매니저 세계를 은퇴한다. 나이 40이면 이바닥에서는 환갑인 셈이다.
‘이때다 싶으면’ 과감하게 배팅하는 결단력이 매니저의 생명인데 나이가 들수록 좌고우면(左顧右眄)하게 되는 것은 도리가 없다. 과중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체력 손실도 운동으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성공한 매니저는 관리자의 길을 걷지만 대부분은 투자자문사에 합류한다.
자문사에 가서도 운용을 할 수는 있지만 제도권 매니저와는 거리가 멀다. 세상에 공짜 점심이 없듯, 수익도 많고, 마음도 편안한 직업은 정말 드물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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