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세 마녀 경계령’이내려졌다. 오는 14일 증시 사상 처음 맞는 ‘트리플 위칭 데이’(Triple Witching Day)로 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트리플 위칭 데이란 3개월 단위로 결제되는 지수선물과 1개월마다 결제되는 지수옵션및 종목옵션 등의 만기일이 모두 일치하는 날을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의 경우 3,6,9,12월의 둘째 주 목요일이 이에 해당된다. 지난해까지는 종목옵션시장이 없었기 때문에 지수선물과 지수옵션 만기일이 일치하는 ‘더블(Double)위칭 데이’만 있었지만 올 1월 삼성전자 등 7개 개별옵션 시장이 개장돼 3월에 첫 트리플 위칭 데이를맞게 된다.
외국의 경우 트리플 위칭 데이 때 시장이 급등락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만기일엔파생상품 관련 정리 매물 등이 쏟아지는 선물ㆍ옵션의 특성을 시장이 급변하기 마련이다. 선물ㆍ옵션 만기일을 ‘마녀가설치는 날’이라는 뜻의 ‘위칭 데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우리 증시에 처음 선보이는 세 마녀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매수차익거래잔고 8,000억원 매물 부담
전문가들은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 3월 조정론이 확산되고 있는가운데 트리플 위칭 데이를 맞게 됨에 따라 14일을 전후로 해 조정의 분수령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최근 매수차익거래잔고가 크게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우려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매수차익거래란 일시적으로 선물 시장이 현물보다 고평가 될 경우 선물을 팔고 동시에 현물을매수, 차익을 보는 거래기법. 그러나 이러한 매수차익거래는 현ㆍ선물간 가격차가 사라지는 만기일엔 좋든 싫든 청산돼야 하기 때문에 결국 만기일이가까워질수록 매도 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피데스증권 정동희 팀장은 “최근 매수차익거래잔고가 8,000억원을 넘어 트리플 위칭 데이를 앞두고 시장의 충격이 우려된다”며 “이러한우려가 확산되면 트리플 위칭 데이 이전에도 예상밖의 큰 조정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호재많아 소화 가능성도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기우라고 일축하는 견해도 적지않다. 14일이 명목상으로는트리플 위칭 데이라고 하지만 종목옵션의 경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거래가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더블 위칭 데이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또 매수차익거래잔고도 지난해 12월초 더블 위칭 데이를 앞두고 1조2,000억원까지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만기일에 큰 충격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충분히 소화가 가능한 수준이란 지적이다.
특히 다른 호재들이 많아 3월은 오히려 지수가 한 단계 상승할 것이란 전망까지제기되고 있다. 무디스사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과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조만간 상향조정할 것으로 알려졌고 우리 증시가 세계 각국 펀드메니저의 투자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는 MSCI(Morgan Stanly Capital Internationalㆍ미국의 투자 은행인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자본투자지수)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는 것도 낙관론자들이 손꼽는 재료.
또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본격화한다면 기관화 장세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고 조정이온다고 해도 저가 대기 매수세가 강해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한증권 강보성 선임연구원은 “강세장이전개될 때에는 선물ㆍ옵션 만기일이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최근 우리 증시가 해외 증시와는 차별화의 길을 걷고 있고 경기 회복 및 기업실적 모멘텀이이어지고 있어 3월에도 시장은 상승의 관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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