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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公자금銀 경영개선 "제일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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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公자금銀 경영개선 "제일銀 빼고"

입력
2002.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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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흑자행진이 이어지면서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으로 기사회생한 ‘부실은행’ 들의 영업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은 지난 해 당기순이익이나 1인당 영업이익, 무수익 여신비율 등 각종 경영지표 상 우량은행에 버금가는 실적을 달성, 경영 정상화 고지에 성큼 다가섰다. 반면 경영진과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현상 등으로 영업 경쟁력이 오히려 후퇴한 은행도 있다.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은행 대부분이 영업흑자를 낸 가운데 한빛ㆍ조흥ㆍ서울ㆍ제일ㆍ외환 등 공적자금이나 공공자금이 투입된 5개 은행이 모두 1조7,800억원의 당기순이익 흑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국내 은행들이 거둔 당기순이익(잠정치 5조2,241억원)의 34% 가량을 이들 5개 은행이 차지한 셈이다.

한빛은행은 2000년 3조64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7,129억원의 흑자로 돌아서며 영업실적이 무려 3조7,000억원이나 늘어났으며, 조흥은행은 2000년 1,011억원에서 지난해 5,225억원으로, 서울은행은 마이너스 5,198억원에서 플러스 1,014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제일(2,240억원) 외환(2,225억원) 등도 2000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1인당 영업이익 조흥 1위

은행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나타내는 1인당 영업이익에선 조흥은행이 2억7,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 공적자금 투입은행 중 지난해 가장 실속있는 장사를 했다. 이어 한빛 2억4,400만원, 외환 2억4,200만원, 서울 1억6,200만원, 제일 3,300만원의 순으로 집계됐다.

전체 여신 중 부실채권의 비중을 나타내는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한빛이 2.06%로 가장 낮았고 나머지 4개 은행이 2.5~3.5% 사이로 우량은행 수준을 유지했다. 2000년 만해도 10~20% 대에 이르던 무수익 여신비율이 10분의 1 수준으로까지 축소된 것이다.

부실여신 감소와 영업환경 개선, 신용카드 등 수익성 사업의 확대로 올해 이들 은행의 흑자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빛은행은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4,000억원이나 늘린 1조1,000억원으로, 조흥은 2,000억원 증가한 7,000억원으로, 서울은 1,000억원 늘어난 2,000억원으로 세워둔 상태다.

■제일은 영업실적 오히려 후퇴

지난해 5개 은행이 거둔 영업실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은행간 명암이 확연히 대비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제일은행. 나머지 4개 은행이 공적자금(외환은행은 공공자금) 투입 이후 탄탄히 내실을 다져온 반면 제일은행은 16조5,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 투입에다 과다한 풋백옵션(추가손실 보전약정)으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영업을 해왔지만 실적은 극히 저조하다.

미국계 자본인 뉴브리지캐피털로 경영권이 넘어간 2000년에 이어 지난 해에도 외형상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당기순이익(3,064억원→2,240억원)이 1년 사이에 26%나 줄어든 것을 비롯해 1인당 영업이익(5,000만원→3,300만원), 충당금적립전 이익(3,521억원→2,335억원), 고정이하 여신비율(0.77→2.51%), 총자산대비 수익률(1.13→0.86%) 등 주요 경영지표가 대부분 후퇴했다. 때문에 은행권에선 지난해를 기점으로 제일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의 ‘약효’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뉴브리지캐피털이 과연 제일은행의 경영 개선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영업실적이 크게 후퇴하고 있다”며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은) 공적자금 효과에 도취돼 끝내 자생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무엇보다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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