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후보’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그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지난달 28일 대구출신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한나라당 탈당은 이런 궁금증에 현실적무게를 실었다.
현재 영남후보로 거론되는인사는 박 의원과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민주당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김중권(金重權) 고문도 경우가 좀 다르긴 하나 영남후보 군에 속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들 중 누가 영남권 단일 후보로 나서도 기존 판세를 뒤집는 변수가 되기엔 역불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각 언론기관이 실시한 가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의원은 17~20%의 꾸준한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유력후보를 위협하거나, 이들의 순위를 바꾸는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반(反) DJ정서가 강한 영남에서 “영남후보 지지는 지난 15대 대선 때처럼 민주당을 돕는 이적 행위”라는 ‘이인제학습효과론’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지지세가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는 “박 의원 탈당에 따른 위기감이 영남의 한나라당 표를 더 똘똘 뭉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전국 조직에다 대선출마 경험을 가진 정당 후보와 이제 막 독자행보를 시작한 박 의원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신당을 창당하고, 영남권의 일정 지분을 갖고 있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나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 등이 박의원의 병풍역으로 나선다면 영남권의 큰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최소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발목을 잡아 대선판도를 안개속으로 몰아넣을 공산이 크다.
정가에서는 ‘영남후보’가 어떤 모양으로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등장할지는 6월 지방선거 결과 등과 맞물린 정계개편향배에 달려있다는 견해가 많다.
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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