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이슬람 교도의 힌두교열차 방화습격 사건으로 촉발된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 폭동사태가 인근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 최악의 종교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열차 사건의 진원지인 고드라와인근 아마다바드에서는 1일 사흘째 폭동사태가 계속되면서 방화와 총격, 폭도에 대한 경찰의 발포로 무법천지로 변했다.
이날까지 최소 25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슬람 교도 거주지역에는 힌두교 폭도들의 방화로 불에 탄 수십구의 사체가 곳곳에서 속출했다.
아마다바드의 빈민가 나로라와 주거지역인 바부나가르에서는 총과 칼, 몽둥이로 무장한 2,000여명의 양 교도들이 유혈충돌,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사는 “화학약품으로 공격받은 사람도 있었다” 고 말했으며, 한 목격자는 “여자들까지 총을 들고 다니는 무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고 전했다.
경찰은 폭도들에게“눈에 보이는 즉시 발포하겠다” 고 경고했으나 이슬람 교도들은 “경찰이 폭도들을 제지하고 않고 있으며, 오히려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북부 아요디아에서는 6만8,000여 무장병력이 배치된 가운데 힌두교도 1만 5,000여 명이 이슬람 사원이 파괴된 자리에 힌두교 사원을 건설할 것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양 종교 간 분쟁으로 악명높은 뭄바이에서는 인도 연정 내 힌두교 극렬 정당인 VHP의 주도로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열차사건에 대한 항의표시로힌두교도들에 의한 기차역사 내 폭동이 잇따랐다.
인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교도가 다수인 잠무_카슈미르에서는 힌두교도들의 폭동을 “학살” 이라고비난하며, 희생된 이슬람 교도들을 위한 추모행사를 벌였다.
인도 정부와 구자라트 주 당국은 관내 32개 시에 야간 통행 금지령을 내리고 경찰, 군대를 동원, 폭동진압에 나서고 있으나 분노한 힌두교도들의 이슬람교도에 대한 폭동은 좀처럼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인도 정부는 특히 양 종교간 첨예한 이슈인 아요디아의 힌두교 사원 건설 문제가 이번 사건으로 더욱 정치 쟁점화해 유혈폭동이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VHP는 정부 보안군의 제지에도 불구, 이슬람 교도들에 대한 악화한 여론을 등에 업고 예정대로 이달 15일부터사원 건설을 시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정내 힌두교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에서 정치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총리의 약화된 입지가 이번 사태를 더욱 혼돈으로 몰아가는 한 요인이라고 보고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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