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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시장 무한경쟁

입력
2002.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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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상품권 시장을 둘러 싼 경쟁이 혼탁하다.상품권이 업계의 매출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임이 확인되면서 업계간, 혹은 업체간 힘 겨루기가 불꽃을 튀기고 있다.

최근 백화점 업계에 폭풍을 몰고 온 것은 신한은행이 롯데백화점과 제휴를 맺고 출시한 ‘더블 프리미엄 정기예금’.

금융상품과 상품권을 접목시킨이 상품은 현금으로 찾을 경우 세후 수익률이 연 3.75%에 불과한데도 출시 1개월여만에 7,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 그야말로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만기에 원리금을 현금 대신 상품권으로 찾을 경우 연 7~8%포인트의 추가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 주효한 것이다.

이에대해 백화점업계쪽에서 “고객의 대부분이 상품권을할인 구입하려는 사채업자일 것“ “결국 상품권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할인 판매를 조장할 것”이라는 등 비난이 빗발쳤다.

부랴부랴 수습에 나선 롯데백화점측은 지난달 말 “은행측과 상품 조율과정에서 다소 혼선이 있었다. 원금은 제외하고 이자 부분만 상품권으로 지급하겠다”고 선언, 간신히 불씨를 제거했다.

하지만 이 상품을 계기로 금융과 상품권을 결합시킨 유사 복합 금융상품들이 속속 선보일 조짐이다. 최근 대구은행과 동아백화점이 손을잡고 예금 고객에게 상품권을 7% 할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예금 상품을 출시한 것도 그 중 하나다.

삼성카드가 1월말 출시한 ‘삼성 기프트 카드’ 는 ‘상품권이냐, 신용카드냐’의 논쟁을 부르며 백화점 업계와 한바탕 격전을 치렀다.

기프트 카드는 액면가(5만~50만원) 범위 내에서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고 타인에게 양도할수 있는 상품권의 장점과 삼성카드 160만개 가맹점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의 장점을 교묘히 결합한 상품.

기존의 상품권 시장을 급속히잠식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우려한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는 “사실상 변칙적 형태의 상품권인 만큼 ‘기프트 카드’ 결제를 거부하겠다”고 결의했다.

이 상품은 출시 1개월여만에 70억원 이상이 판매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LG카드, 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유사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어 카드사와 백화점 간 상품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패션전문몰등 대부분 유통업체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등 올해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권 시장은 사실상 무한경쟁에 돌입했다”며 “주도권을 빼앗기면 자칫 경쟁에서 낙오할 수 있기 때문에그만큼 신경전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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