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MBC ‘상도’ 제작진이 탄 중국행 비행기에서 여자 주인공 다녕역을 맡은 탤런트 김현주(24)는 무척이나 곤해 보였다.세상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있던 그는 깨자마자 “간 밤에 밤샘 촬영을 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지만 촬영스케줄보다는 처음 하는 사극이 더욱 그를 고되게 하는 듯했다.
그만큼 몰입한 덕분인지 ‘상도’에서 김현주는 종전과 또 달랐다. 발랄한 평소의 그와는 다른 성숙미를 보여주었다.
김현주가 2일부터 시작하는 SBS 주말극 ‘유리구두’(극본 강은경, 연출 최윤석)에서 본래의 젊고 당찬 이미지로 돌아온다.
‘유리구두’는 이 시대의 신데렐라는 누구인가를 생각해보는 멜로드라마. 그러나 왕자를 만나 한순간에 부와 명예를 거머쥐는 옛날 공주는 아니다.
운명이 뒤바뀌면서 부와 행복을 한 순간에 잃어버리고 밑바닥에서부터 자신의 힘으로 인생을 만들어가는 여자 이야기이다.
재벌가 손녀딸이지만 아버지의 의절과 죽음으로 가난하게 살다가 사업가로 성공하는 새로운 신데렐라 윤희가 바로 김현주의 역할이다.
대재벌인 김현주의 할아버지 때문에 몰락한 집안의 아들이면서 김현주와 사랑에 빠지는 젊은 사업가 재혁으로 한재석이, 김현주 대신 재벌가의 손녀딸로 들어가는 승희역으로 김민선이 출연한다.
드라마 자체는 ‘신데렐라’에 ‘소공자’ ‘왕자와 거지’를 엮은 뻔한 설정. 배경이 젊은이들이 꿈꾸는 인터넷 사업체이고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경쟁이 드라마의 재미를 좌우할 것으로보인다.
윤희 역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툭툭 털고 일어나 웃을 수 있는 낙천적인 성격으로 ‘덕이’의 덕이와도 많이 닮았다.
다만 어려움을 겪고 사랑을 이루지 못하던 덕이와는 달리 해피엔딩이 예고돼 있다. “늘 슬프고 힘든 역만 했는데 모처럼 밝은 역을 맡았으니 신이 나요”라고 밝게 웃는다.
원래 겹치기 출연은 피해왔던 ‘상도’가 당초 기획보다 10회분이 연장되면서 처음으로 겹치기출연을 하게 됐다.
갑자기 캐릭터가 바뀌면 소화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현주는 “표정연기와 대사 톤을 다르게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해보고 싶던 밝은 성격이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