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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 "학원 들어가려 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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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 "학원 들어가려 과외"

입력
2002.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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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지환(8ㆍ서울 서초구 방배동)이는 3개월째 영어 쪽집게 과외를 받고 있다.26일에 치러지는 I영어학원의 초등학교 신입생 선발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다.

어머니 진모(35)씨는 “지환이가 3년동안 꾸준히 영어를 배워왔지만학원 선발시험 경쟁률이 10대 1이 넘어 불안한 마음에 외국인 강사에게 과외를 받게 했다”고 귀띔했다.

이 학원은 50명을 선발, 소수정예로 6년간 영어교육을 실시하는 영어특수학원. 미국교과서반까지 운영하고있어 조기유학을 바라는 학부모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 입학용 과외실태

H수학학원의 초등학교 신입생 반편성고사를 준비하는 보람(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이는 벌써부터 대학생 과외교사로부터 초등교 4년과정 수학을 배우고 있다.

‘선행학습’ 위주로 가르치는 이 학원의 반편성고사에서 수준높은 학급에 배정받으려면 3~4년은앞선 교과내용을 숙지해야 하기 때문.

어머니 윤모(38)씨는 “10명 정도를 뽑는 영재반에 들어가서 공부를 시작하는것이 앞으로 보람이가 남보다 앞서가는데 필요할 것 같아 일찍부터 과외를 시켜왔다”며 “그래도 마음이 안놓여 4학년 과정을 특별 과외시키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학원은 학년이 바뀔 때마다 반편성고사를 실시하고 있어 보람이 외에도 따로 과외를 받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중ㆍ고생들에게서도 찾아보기 힘든 ‘학원 입학용 과외’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초등교생 사이에 성행하고 있다.

‘우리 아이는 남들과 다르게 키우겠다’는 부모의 바람과 학원의 상술이 맞아 떨어지면서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중과외에 시달리고있는 것이다.

■ 문제점ㆍ부작용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C영재학원 원장 김모씨는 “서울 강남지역의 초등학생 대상의 학원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2~3년 전부터 선발시험 등을 통해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학원들은 대부분 50만원이 넘는학원비를 받아도 경쟁률이 50대 1이 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80명을 선발하는 C영재학원의 초등생 선발시험의 경쟁률은 지난해에 50대 1이 넘어 인근초등학교를 빌려 시험을 치르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올해는 주변의 대형 입시학원에서 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초등생 이중과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우선 선행학습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오히려 지나치게많은 과외는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교육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서울 B초등학교의 김모 교사는 “이런 아이들은 같은 반 아이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잘 어울리지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적도 처음에는 잘할지 모르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슷해지는 것을많이 봐 왔다”고 말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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