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J초등학교 2년 구모(8)양은 이번 봄 방학에 경기 성남시의 한 단식원에서 ‘살과의 전쟁’을 벌였다.키 129㎝에 몸무게 40㎏이 넘었던 구양의 당초 감량 계획은 열흘에 5㎏ 이상.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구양은 3㎏정도 줄어든 몸매에 날아갈 듯한 기분이다.
구양의 어머니(38)는 “같은 반 친구들이 ‘저팔계’ ‘울트라 뚱녀’라고 놀리고 짝꿍하기도 싫어했다”며 “단기간에 살을 빼는 것이 해롭다는 것은 알지만 아이가 ‘왕따’를 당하는것 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라고 씁쓸해했다.
비만클리닉이나 성인 대상단식원, 미용센터 등 마다 ‘초 스피드’ 다이어트를 하려는 어린이들로 초만원이다.
단식원 등의 2주 짜리 초단기 다이어트 프로그램 참가 비용은100만원 안팎.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다이어트효소의 값만도 40만원선에 달하는 초고가다.
K대학병원 소아비만클리닉관계자는 “‘초단기 감량 코스는 없느냐’는 등의 문의전화가 밀려들고 있지만 6~8개월은 걸린다는 답변에 2월 들어 실제로 등록한 어린이는 단 2명 뿐”이라며 “상당수는 단식원 등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 등의 단식원은 물론, 일부 병원에서도 제니칼, 리덕틸 등 성인용으로 제한된 비만치료제를 불법 처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부작용이 우려된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청소년비만교정 클리닉 천근아(千槿娥) 교수는 “성장기의 잘못된 비만치료는 저성장, 학습장애, 정신질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생활습관 개선, 운동요법등 ‘교과서적인’ 치료가 소아비만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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