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앨런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진)의 약발이 사라지고 있다.그의 말 한마디에 세계 증시가 좌지우지됐던 시절은 지나간 느낌이다.그린스펀 의장은 27일(현지시각) 하원 증언에서 “경기회복의전환점이 가까워 졌으나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증시는 다우존스지수가0.12% 상승하고 나스닥지수는 0.85% 하락하는 혼조세로 마감됐다. 경기 침체의 종료선언을 기대했던 시장을 실망시킨 결과다. 증시뿐 아니라미 국채와 달러화도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 뒤 약세를 보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제 시장의 관심은그린스펀의 입이 아니라 개별 기업들의 실적 호전 여부”라며 “그린스펀 의장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그린스펀 의장의 사임설도 제기된다.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그린스펀 의장은 이후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도 신임을 받아 벌써 14년째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76세의 고령인데다가임기가 끝나는 2004년 대통령선거가 있다는 점에서 조기 사임설이 유포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9ㆍ11테러직후 세계 경제가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그린스펀 의장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며“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물러날 수 있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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