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재산이 증가한 국회의원은 161명(60%)으로 재산이 줄어든 의원 101명(38%)보다 훨씬 많았다.국회 공직자윤리위가 28일 공개한 여야의원 268명의 재산변동 내역에 따르면 의원들의 재산 증가는 대체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 거부 남발
이번 신고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법에 허용된 ‘고지 거부’를내세워 직계 가족의 재산 변동을 공개하지 않아 법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야당으로부터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공세를 받았던 장남의 재산을 분가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무소속 한승수(韓昇洙) 의원은 장남, 장녀의 재산을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강인섭(姜仁燮) 의원의 경우 친구와 공동으로 매입한 밭 논 임야 등 5건(총9,600만원 상당)을 2000년 재산신고 때 누락시켰다가 이번에 포함시켰다.
■의원간 빈부차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경우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그는 지난해 총546억793만원 가량의 재산을 늘려 총 재산 1,718억4,400만원의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다.
정 의원은 선친인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물려준 토지 주식 현금등으로 60억원의 재산을 불려 이중 24억원 가량을 상속세로 낼 것이라고 신고했고 현대중공업 등의 보유주식 가격 상승으로 683억9,381만원이 증가했다.
재력있는 의원들 사이에선 골프ㆍ헬스회원권 구입이 유행이었다.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 의원은 1억3,500만원 상당의 제주 모 컨트리클럽 회원권을, 민주당 김덕배(金德培) 의원은 골프 회원권 계약금5,000만원을 지불했다.
민주당 곽치영(郭治榮) 의원은 3,200만원 상당의 헬스 회원권을 구입했다.
반대로 가장 ‘가난한’ 한나라당 민봉기(閔鳳基) 의원은 부채가 60만원 늘어총재산이 마이너스 5,160만원이 됐다.
■정당ㆍ의원간 희비
재산이 1억원 이상 증가한 의원은 51명, 1억원 이상 감소한 의원은 30명이었다. 1억원 이상 늘어난 의원 가운데 한나라당이 25명을 차지한 데 비해 민주당과 자민련은 각각 21명과 3명이었다. 증가 상위 10명 중 한나라당이 6명을 차지하고 민주당은 3명에 불과했다.
‘재력가’ 의원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한나라당김무성(金武星)의원은 포철과 삼성전자 주식 등을 팔아 에스원과 국민은행 주식 등을 새로 매입하는 ‘주 테크’로 15억원 이상의 재산을 증식했다.
반면 미주그룹 대주주인 민주당 박상희(朴相熙) 의원은 미주실업 등이 파산절차를 밟는 바람에 채권단에담보로 잡힌 공장, 임야 등이 모두 압류돼 99억6,200만원 이상의 재산을 잃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이총재 재산늘고 JP는 변동없어
민주당 대선 주자들 중 김근태(金槿泰) 이인제(李仁濟)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재산액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김 후보는 2억여원, 이 후보는 2억6,000여만원, 정 후보는 본인 재산중 9,000여만원이 감소했다고 공개했으나 뚜렷한 사용처를 밝히지 않았다.작년에 쓴 ‘경선 준비 자금’으로 추측된다.
반면 한화갑(韓和甲) 후보의 재산은 1,670여만원이 늘었다.
정치 비용이 상당할 야당의 두 총재가 오히려 재산이 늘었거나 변동이 없다
고 신고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 이 총재는 “공무원연금 12개월분과 세비중 남은 액수”라며 본인 명의 예금 8,600여만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증감이 없다고 신고했다.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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