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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美노래 '…USA'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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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美노래 '…USA' 화제

입력
2002.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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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평양까지' 윤민석씨 작품 인터넷접속 하루 3만건 인기‘숏 트랙 경기를 보았나 야비한 나라 fucking USA/ 그렇게 금메달 따니까 좋으냐 더러운 나라 fucking USA/ 이래도 미국이 정의로운 나란가 도대체 왜 우린 할말도 못하는가/ 우리가 식민지 나라의 노예인가 이제는 외치리라 미국 반대’

김동성의 동계 올림픽 쇼트 트랙 실격을 노래한 ‘Fucking USA’의 일부다.

22일 인터넷 사이트 송앤라이프 (www.songnlife.com)에 MP3로 공개된 이 노래는 요즘 인터넷 최고의 화제곡이다.

하루 클릭 수가 3만 건, 메일로 주고받은 사람까지 합치면 훨씬 많다.

‘통쾌하다’ ‘재미있다’는 반응을 넘어 노래를 듣고 인터넷 동영상을 올린 이들도 있고 뮤직 비디오를 찍자, 영어 버전을 만들자, 티셔츠를 만들자는 사람도 있다. 벌써 핸드폰 벨소리로도 쓰이고 있다.

전자 기타로 연주되는 미국 국가와 밀양 아리랑을 차용한 코믹한 멜로디, 직설적인 가사 때문에 젊은 무명 작곡가의 음악이 아닐까 싶지만 실은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38)씨의 작품이다.

그는 “뉴스를 듣자마자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 꼭 하루만에 곡을 완성했다”고 한다.

한양대 무역학과 84학번인 그는 80년대 학생운동권을 대표하는 작곡가. ‘서울에서 평양까지’ ‘애국의 길’ ‘전대협진군가’ 등을 만든 ‘히트곡 제조기’였다.

92년에는 민족해방 애국전선 사건으로 3년간 복역했고 지난해 12월부터 ‘송 앤 라이프’를 만들어 인터넷을 통한 민중가요 보급을 하고 있다.

“너 아직도 그거하냐”는 소리를 듣지만 1년에 1만원 내는 후원회원명이 힘이다. 그에게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MP3가 “이 시대의 찌라시(선전 전단)”이다.

프레첼을 먹다 기절한 부시 미대통령을 조롱한 ‘기특한 과자’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비판한 ‘또라이 부시’도 그의 작품이다.

‘Fucking U.S.A’를 만들며 그는 ‘도둑맞은 금메달’에 대한 분노를 넘어 ‘반미’와‘통일’을 주장하려 했다.

예상치 못한 인기를 얻으며 그가 바라는 것은 “사람들이 노래를 통해 미국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민중가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문제를 알게 되었다”는 여중생에서 “다시 들으니 반갑다”는 중년 ‘팬’들의 메일에서는 희망이 보인다.

노래를 만드는 사람은 듣는 사람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오래된 믿음도 살아난다고.

그는 27일 미국에서 돌아오는 동계올림픽 선수단을 위해 ‘편지 8’을 올렸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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