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개학을 전후해 학부모들은 더욱 심난해 진다. 일부 부적격 교사들의 촌지ㆍ체벌문제나 학교의 찬조금 요구 등 전통적인 고민거리 외에 최근에는 학교 측의 ‘노력 동원’요구도 적지 않은 고민거리다.하지만 홀로 냉가슴만 앓을 필요는 없다. 최근 여러 학부모단체에서 활발하게 열고 있는 각종 ‘학부모 교육’을 통해 적절한 대처방법을 찾아보면 도움이 된다.
■고민, 함께 해결하라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아이는 산만하기는 하지만 착하고 성실하답니다. 그런데 담임교사가 자주 교실 밖으로 내쫓고 벌을 세웁니다. 편지를 드렸더니 아이들 앞에서 내용을 공개하고 우리 아이에게는 엄마에게 고자질했다고 화장실 청소를 2주일이나 시켰습니다.”참교육학부모회 상담실에 접수된 한 학부모의 호소다.
교육현장에서는 촌지 체벌 성추행 자질부족 등 부적격 교사문제가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는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상담실 접수건수도 1997년 259건, 98년 213건에서 2000년과 2001년에는 각각 117건, 88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부적격 교사로 인한 고통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학부모의 경우 참교육학부모회 상담실이 최근 펴낸 ‘학부모 상담 사례집’을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된다.(문의 02-708-5895).
참교육학부모회관계자는 “우리 아이가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지, 학부모가 이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사례를 통해 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학부모 단체 상담실에 조언을 구하고, 상황이 심각한 경우 공동 대응을 하는 것도 현명하다.
■학부모는 학교운영 동반자
‘학교 내 학부모 조직과 학교운영위원회, 학교급식, 수련회 및 도서바자회, 교복공동구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가 다음달 3일 여는 ‘초ㆍ중등 학부모 교실’에서 다뤄지는 교육 내용이다.
‘학부모는 학교 교육의 파트너’라는 제목의 이날 모임에서는 학부모가 학교 행정에 적극 참여해 학교를 변화시켰던 사례가 다양하게 제시될 예정.
학부모들의 새로운 고민은 학교에서 갈수록 ‘돈 대신 시간’을 요구한다는 점. 급식 당번은 물론, 초등교 저학년 교실에서는 학부모들이 빗자루를 들고 교실을 청소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7차교육과정으로 늘어난 보조교재제작 또한 학부모들의 손에 그대로 맡겨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5일제 수업’도 마찬가지.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주5일제 수업이 시작되면 ‘학부모 도우미’없이는 토요일 종합학습이 어려울 정도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도움을 요청한다고 무작정 봉사만 할 수는 없는 일. 이전의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학교운영의 건전한 참여자이자 자녀교육의 진정한 동반자로 탈바꿈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학부모연대 관계자는 “학교운영위원회에 대한 교육은 물론 각종 학교조직이나 학교의 부당한 요구에 슬기롭게 대처한 사례를 미리 알아둔다면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02-771-2490)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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