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이 중요하다. 만일 ‘슬랙커스’가 ‘아메리칸 파이’보다 먼저 개봉했다면 어느 정도 점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다른 청춘영화들처럼 주제는 물론 ‘성’이다. 성적(成績)과 성적(性的)고민을 화두로 삼은 ‘아메리칸 파이’와 ‘슬랙커스’는 개념상으로 대동소이하다. 때문에 뒤늦게 선보인 영화는 그만큼 신선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남들은 밤새 공부해서 시시한 학점을 받을 때, 커닝을 해서 남보다 좋은 점을 받는 학생을 일컫는 속어가 ‘슬랙커스(Slackers)’.
기발한 커닝 아이디어로 대학시절을 무사히 마친 데이브(데본 사와)는 두 명의 단짝 친구와 짜고 역시 커닝을 통해 무사히 시험을 마쳤으나, 예쁜 안젤라(제임스 킹)에게 쪽지를 남기는 바람에 이든(제이슨 슈월츠맨)에게 덜미를 잡히고 만다.
협박을 무마하기 위해 안젤라와 이든을 맺어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데이브 자신이 안젤라를 사랑하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안젤라의 머리카락을 모아 인형을 만들고, 몰래 카메라 영상으로 온통 방안을 치장하는 엽기적인 행각이나 뒤통수만 보아도 밉살스런 느낌을 들게하는 이든의 연기가 가장 좋다.
그러나 무수한 할리우드 영화의 결말, 갈등을 겪다 반성하고 진실한 사랑을 깨닫는다는 식의 엔딩을 그대로 따른 데다 늘 반복되는 섹스에의 집착과 캐릭터구성도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카메론 디아즈와 지나 거손이 카메오로 출연하지만 10초를 넘지 않으므로 이들의 이름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감독듀이 닉스. 3월 1일 개봉. 18세 이상.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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