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앰 샘' '알리' OST음반 나와 비틀스 감성ㆍ흑인음악 진수 담겨영화를 보기도 전에 듣고 싶은 두 장의 사운드트랙 음반이 나왔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있는 숀 펜, 미셸 파이퍼 주연의 ‘아이 앰 샘(I am Sam)과 3월 1일 국내 개봉하는 윌 스미스 주연의 권투영화 ‘알리(Ali)’.
영화로도 볼 만 하지만 음악 팬이라면 듣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 앰 샘’의 사운드트랙 음반은 비틀스 헌정 음반이다. 19곡 전곡이 모두 비틀스의 노래다.
영화 제작진은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아버지(숀 펜)의 딸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비틀스의 노래들이 꼭 맞다고 보고 원곡을 쓰려 했으나, 저작권 문제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헌정 음반을 기획했다.
크게 히트한 곡들보다는 비틀스 마니아들이 더 좋아하는 ‘숨은 곡’들이 주를 이룬다.
가수들의 면면도 다양하고 훌륭하다. 사라 매클라클란 (‘Blackbird’), 월 플라워스(‘I’m Looking through You’), 셰릴 크로(‘Mother Nature’s Son’), 펄 잼의 리더 에디 베더(‘You’ve Got to Hide Your LoveAway’) 등 스타급을 비롯해, 영국 모던 록 밴드 스테레오포닉스 (‘Don’t Let Me Down’), 여성 록 보컬리스트 헤더 노바(‘We Can Work It Out’), 비틀스 재해석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평을 받는 초콜릿 지니어스(‘Julia’), 인디 록의 베테랑 그랜 대디 (‘Revolution’), 벤 폴즈 파이브의 리더 벤 폴즈(‘Golden Slumber’)까지.
팝계에서 비틀스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이들이 없다는 말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몇 곡을 제외하면 대부분 원곡의 느낌을 간직하면서도 새로운 색깔이 절묘하게 입혀져 있다.
원곡에 대한 충성심이 유난하지만 더 이상의 신곡은 들을수 없는 비틀스 마니아들은 물론, 국내에서만 50만장 넘게 팔린 ‘비틀스 1’으로 그들을 알게 된 신세대들에게도 반드시 들어야할 음반.
’알리’의 사운드트랙은 흑인 음악의 이해를 위한 교과서라 할 만 하다. 알리가 활약했던 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흑인 음악의 주된 흐름이 담겨 있다.
60년대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Ain’t No Way’)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R&B 스타 알 그린(‘A Change Is Gonna Come’)을 다시 만날 수 있고 90년대 이후 대중적인 흑인 음악을 대표하는 R. 켈리, R&B 신성 알리시아 키스, ‘네오 소울’을 구사하는 앤지 스톤 등도 참가했다.
또 샘 쿡의 고전 ‘Bring It Home to Me’와 지미 헨드릭스의 리메이크로 유명한 ‘All Along the Watchtower’의 또 다른 리메이크도 들을 수 있다.
알리가 당대에 단지 일개 복서가 아니라 흑인 문화의 한 상징이었듯, 흑인음악 또한 그 흐름과 배경을 알지 못하고 단순히 흘려 듣거나 흉내내기만 할 것이 아님을 또 한번 깨닫게 한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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