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감독,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은 독특한 감성으로 작가주의 감독 리스트 처음과 끝에 이름을 올렸다.청소년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이미례(45) 감독, 정신대 등 정치적 다큐멘터리에 집중한 변영주(36)감독, 작가주의 영화를 보인 임순례(42), 정재은(33) 감독 등 우리나라 여성 감독들의 영역은 비상업적 영화에 국한돼 있었다.
올해는 그들이 상업영화 시장에서의 지분을 확대하는 첫 해가 될 것 같다.
이미연(39) 감독의 데뷔작 ‘버스, 정류장’를 시작으로 ‘미술관 옆 동물원’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정향(38) 감독의 ‘집으로…’가 4월 5일 개봉한다.
‘집으로…’는 튜브엔터테인먼트의 투자작품 중 제작비 대비 마케팅비가 가장 많이 투입되는 기대작.
박찬옥(34) 감독은 배종옥 송해일 주연의 ‘질투는 나의 힘’을 막바지 촬영 중이고, 변영주 감독은 전경린의 소설 ‘내 생애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을 원작으로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독립단편 영화제, 인디포럼 등을 통해 ‘물안경’ ‘라’ 등의 단편을 선보인 이수연 감독 역시 ‘4인용 식탁’의 시나리오를 마치고 캐스팅에 들어갔다.
배우 방은진의 감독 데뷔작 ‘떨림(심상대 원작)’, 박경희 감독의 ‘미소’, 김은숙 감독의 ‘빙우’ 등도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제작 준비중.
최근 여성감독의 영화는 이전보다 분명 상업성이 강화됐다. 그러나 신인감독의 영화도 제작비가 20억~30억원에 달하는데 반해 여성감독 영화는 중예산( ‘버스, 정류장’ 14억원, ‘집으로…’ 15억원) 규모.
아직은 상업영화시장에서 남성감독들과 ‘진검 승부’를 벌일 단계가 아니라는 말이다.
제작비가 적은 것은 여성감독들의 영화적 취향 때문이기도 하다. ‘버스, 정류장’처럼 대부분 장르적 접근보다 내면 탐구에 더 강점을 보이고 있어, 상업주의와 작가주의 절충선에 위치한다.
강제규나 김상진 등 상업영화 감독에 견줄만한 여성감독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것 같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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