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기관들이 ‘세계경제의 바닥탈출’을공식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중국을 방문중인 빔 뒤젠베르그 ECB총재는 25일 “작년말부터 세계경제가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포착되고 있다”며 “성장세가올해는 완만하겠지만 내년에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말했다. 앤 크루거 IMF 수석부총재도 이날 “세계경제는 회복국면에 도달했거나 거의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3대축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완연한 회복조짐과는 달리, 일본은 올해도 심각한 마이너스성장이예상돼 지역간 편차는 오히려 확대될 전망이며 이로 인한 국내경제의 방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밝아진 미국
경기회복이 가장 빠르게 감지되는 곳은 미국이다.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미국경제는 이미 회복단계에 진입했다”며 “1ㆍ4분기성장률이 전분기보다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작년 4ㆍ4분기 성장률을 0.2%로 추정했던 상무부가 오는 28일 수정치 발표에서 1.1%로 상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가운데 로렌즈 린지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올 1ㆍ4분기 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소비심리해빙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금년 성장률은 지난해 제로성장에서 벗어나 최소 2%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개걷히는 유럽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국가별 속도차이와 산업생산의 부진에도 불구, 유럽 역시소비회복징후는 뚜렷하다. 유럽과 미국이 동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작년 4ㆍ4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공식선언했다. 유럽지역의 작년 4ㆍ4분기 성장추정치는 -0.2~0.2%내외.1ㆍ4분기엔 0.1~0.4%의 확실한 플러스반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이치방크는 금년 성장률을 1.1%로 예상했으며, 리만브라더스는1.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어두운 일본
작년보다 올해가 더 나쁠 것으로 보이는 유일한 곳이 일본이다. ‘3월 위기설’속에 금주중 일본정부가 디플레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물가하락→기업수익저하→해고증가→소비심리위축→물가하락으로이어지는 디플레의 악순환을 끊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방크는 올해 일본경제 성장률(작년 -0.4%)이-2.3%까지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는 우리 경제로선 ‘미국의 양화(良貨)’와 ‘일본의악화(惡貨)’ 가운에 어느 쪽이 ‘구축(驅逐)효과’를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한국은행 김시환 해외조사팀장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미국경기가 회복된다면 엔저의 부정적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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