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확대에 따른 유럽의 미래 정치상을 결정할 ‘EU 미래에 관한 회의(일명 유럽 컨벤션)’ 가 첫 모임을 갖기도 전에 회원국 간 불협화음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첫 회의를 여는 유럽 컨벤션은 1년 여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되면서 20 여 차례 회의를 통해 현 15 개국에서 2004년 25 개국으로확대되는 EU의 의사결정 및 집행과정 등을 전면 재심사, 보고서 형식으로 이를 내년 회원국들에게 권고할 예정이다.
그러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등 유럽의회 내 발언권이 많은 ‘정치강국’ 에 대해 여타 국가들이 상대적 불평등과 회원국 별 이권다툼 등 문제를 제기, 통합이 아닌 분열상만 노출한다는 지적이다.
파보리포넨 핀란드 총리는 25일 “핀란드가 이탈리아나 벨기에와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며 “역내 소국들을 계속 등한시한다면 이는 결국 각국 기업활동의 차별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리포넨 총리는 “영국, 프랑스 등이 제시한 ‘개혁안건’ 들이 처음부터 불투명하게 진행돼 왔으며, 일부 사안은 이미 입안을 마친것으로 안다”며 “회원국 인구 별이 아닌, 역사ㆍ정치적 이유로 분점돼 있는 현재의 투표권 등은 전면 재고돼야 한다” 고 밝혔다.
회원국간 이해관계와 별개로 유럽 컨벤션의 위상에 대한 이견도 적지 않다. 영국, 독일 등은 현 순회의장국 제도 폐지 등을 논의할 유럽 컨벤션의 결정에 구속력을 부여하려고 하는 반면, 포르투갈은 선택사항만 제시하는 것일 뿐 법적 효력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회의에서 일부 회원국들이 느끼는소외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유럽 컨벤션은 회원국 간 이견만 확인하는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키워드 / 유럽 컨벤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76) 전 프랑스 대통령이 의장으로 EU 회원국 15 개국과 EU 가입 예상 후보국 13 개국등 모두 28 개국 105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EU의 정책결정 과정이 회원국 간 입김에 지나치게 좌우되고 막후에서 진행돼 왔다는 비판을 의식,철저한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데스탱 의장에 대해 구시대적 인물 이라는 비판과 함께 회원국들이 한 명이라도 더 자국 대표단을 파견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샀다. 회의는 EU 11 개 언어로 통역돼 진행된다.
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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