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ㆍ발전등 공기업 파업 이틀째인 26일에도 전날과 같은 교통대란이 이어졌다.대중교통수단 이용을 포기한 시민들이 저마다 몰고 나온 차량으로 수도권과 서울시내 도로 곳곳에서는 하루종일 극심한 체증이 빚어졌다.
연일 출퇴근길에 곤욕을치르고 있는 시민들은 “왜 파업 때마다 돈 없는 서민들만 이 고생을 해야 하느냐”며 노조 지도부와 정부 양쪽에 불만을 쏟아냈다.
■수도권 전철
이날철도청이 운행하는 전철과 철도는 전날과 비슷한 수준인 68.2%만이 운행됐다. 특히 지하철과 연계가 적은 경인선과 경원선의 운행률은 50%를 밑돌았다.
오후 들어 현업으로 돌아오는철도 노조원이 점차 증가해 오후 3시 현재 11% 가량의 복귀율을 나타냈으나 승무사무소 등 핵심부서 인력들은 계속 파업에 동참하고 있어 정상 운행은한 동안 어려울 전망이다.
도봉구 창동에서 부평까지 출퇴근하는회사원 이모(32)씨는 “2시간 넘게 콩나물 시루 같은 전철을 타고 출근했더니 너무 지쳐서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며 “오늘은 아예 퇴근을포기하고 인근 여관에서 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무실이 몰려 있는 강남이나 인천 수원 등 수도권 도심의 여관, 사우나 시설들은 때아닌파업 특수를 누리고 있다.
운행하는 전동차의 배차간격 또한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 평소 6분 간격으로 출발하던 서울~수원간 전동차는 길게는 18분까지, 2분 간격이던 구로~인천간역시 20분 이상이나 기다려야 했다.
이로 인해 아침 출근길 지하철 1호선의 차량 혼잡도는 평일에 비해 평균 47%나 증가했다.
의정부-서울을 통근하는 현모(28)씨는 “평소 4~5분만에 도착하던 전동차가 20분만에 도착한다”며 “끔찍한 출퇴근 고생을 피해 오늘 아예 월차를 낸 동료들도적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 외곽 간선도로
서울ㆍ수도권을 연결하는주요 간선도로는 해가 뜨기도 전부터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
경인고속도로 부평IC 인근, 동부간선도로 및 서울 도봉동 국도 3호선 일대는 오전6시 이전부터 차량이 몰렸고, 경인로는 시속 5㎞ 미만으로 떨어졌다.
서울에서 송탄까지 출근하는 회사원 신모(36)씨는 “회사에서 오늘 출근 시간을 한시간 뒤로 늦췄는데도 사무실 직원의 절반 가량이 늦었다”고 말했다.
■공항과 고속터미널
동서울고속터미널과 강남고속터미널, 김포 공항 등도 이틀째 표를 구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후 고속버스 경부선 이용객의 경우 1만5,000여명을 기록해 평소보다 60% 가량 늘어났으며, 호남선도 평소보다 30% 가량 증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국내선 전 노선의 예약률과 탑승률이 평소에 비해 30~40% 가량 치솟아 탑승률이 90%를 웃돌았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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