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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無籍者, 경찰관 도음으로 36년만에 부모ㆍ동생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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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無籍者, 경찰관 도음으로 36년만에 부모ㆍ동생 만나

입력
2002.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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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때문에 가족과 헤어졌던 50대 ‘무적자’가 우연히 만난 경찰관의 지극한 노력으로 36년만에 아버지와 어머니 등 가족을 만났다.강원 춘천시 온의동에 사는 전동환(51ㆍ가운데)씨는 26일 강원 춘천경찰서에서 아버지 전석봉(90ㆍ충남 태안군 안면읍 숭언리)씨를 비롯해 어머니 조삼중(75)씨, 여동생 선숙(46)씨 등을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전씨는 한국전쟁 때 탄피 등을 캐 하루하루 죽으로 끼니를 때우며 친척집을 전전했으나 비고픔을 못 이겨 직업 군인인 매형에게 의지하러 홍천으로 올라왔다 가족과 헤어지게 됐다.

이후 아버지는 막노동을 하러 여동생을 데리고 소양댐 건설현장으로 갔고, 전씨도 비슷한 시기에 안동댐 건설현장으로 일을 하러 가면서 서로의 주소가 바뀌었다.

결국 전씨는 호적상 사망으로 처리된 무적자가 됐다.

이번 상봉은 지난 1일 오후 강원 강촌검문소에서 근무 중이던 지상근(52)경사가 불심검문을 하던중 주민등록증이 없는 전씨의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가족들을 수소문하면서 이뤄졌다.

전씨는 “배가 고프더라도 남의 밥 한 톨이라도 넘겨 보지 말고 대추 하나라도 주인에게 물어본 뒤 주워야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평생 실천해 온 것이 오늘의 복을 가져다 주었다”며 “너무 배가 고파 먹고살기 위해 뿔뿔이 흩어졌던 부모님과 가족을 다시 찾은 만큼 열심히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춘천=연합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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