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은 집 속에 또 하나의 집을 짓는 것!’ 겨우살이를 마감하는 이맘 때, 묵직한 겨울 티를 집안에서 걷어내려면 당연히 여기저기 산만하게 놓여있는 생활 집기를 정리ㆍ보관하는 일이 필수적이다.LG데코빌 김소형 선임디자이너로부터 봄철 수납 인테리어 노하우를 들어봤다. 그는 “다용도 기능의 가구 한 두개를 이용하면 집안을 훨씬 넓고 깔끔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안한 첫 번째 수납용품은 ‘붙박이 장.’ 자 당 폭이 30㎝에 세로는 거의 천정까지 닿는 붙박이 장은 이불이나 옷, 넥타이, 액세서리를 효과적으로 수납할 수 있는 기능성 가구로서 한 쪽 벽면을 빈틈없이 채워, 마치 벽을 뚫고 수납 공간이 들어가 있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완전 맞춤식으로 미닫이형일 경우 자 당 300만원, 여닫이일 경우 150만원 정도로 다소 비싼 편.
공간이 허락한다면 붙박이장의 내부 기능성 도구들만으로 틀을 짜서 침실 등의 한 쪽 공간에 드레스룸을 만들어도 좋다.
여러 벌의 바지를 한꺼번에 걸어놓을 수 있는 바지걸이나, 작은 사각형 모양으로 공간분할이 탁월한 액세서리서랍 등을 부착하면 깔끔함이 돋보인다.
드레스룸을 꾸미는 데는 자 당 13~20만원이면 충분하며 문은 달지 않아도 된다. 리모델링 업체나 인테리어 샵, 주문가구점 등을 통해 맞춤 구입할수 있다.
수납할 물건이 아주 많은 가정이라면 거실이나 침실 등의 벽면을 여러 개의 기차 레일 형태로 홈을 파서 쉽게 선반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자유 자재로 여러 개의 선반을 끼우거나 뺄 수 있으며 외관상으로도 크게 무리가 없다.
보통 조그마한 신발장만으로 꾸며 놓는 현관 입구에 ‘현관장’을 들여놓는 것도 신발 외에 자질구레한 물품들을 보관하기 좋다.
현관장 속에 옵션으로 ‘터닝장’을 설치하면 금상첨화. 철판 등으로 만들어져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터닝장은 신발 등을 작은 공간에 많이 수납하는 데 효과적이다. 중간 정도의 책장만한 현관장은 하나에 보통 50~60만원 정도.
특히 근래 들어 ‘인테리어는 곧 수납’이라는 등식이 통용되면서 침대 등 일반 가구도 수납 기능이 대폭 수렴된 형태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몸통을 완전히 수납장화(化)해서 매트리스를 들어올리고 잘 안 쓰는 큰 물건들을 담을 수 있게 한 침대나, 가장자리에도 서랍이 달려서 거실에서 자주 쓰는 물건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낮고 귀여운 티테이블이 대표적이다.
거실에 두는 TV장의 경우 비디오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도록 별도의 수납 서랍이 달려 있어 최대한 외형상의 깔끔함을 살린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톱밥 나무재질로 만든 MDF박스는 DIY 가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만능 수납용품. 필요한 만큼 사서 여러 개를 쌓아두면 좋다.
책을 넣어 책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스웨터 등을 넣어 옷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뚜껑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뉘며 값은 1만~2만원 정도.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이불의 경우는 홈쇼핑, 할인마트 등에서 2만~3만원 정도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이불압축팩을 이용하면 공간을 3분의 1 이상 줄일 수 있다.
이불을 넣은 후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한쪽 구멍으로 공기를 빼내면 된다.
욕실 인테리어도 수납을 비껴 갈 수는 없다. 비누나 샴푸 등을 올려 놓을 수 있는 수납형 샤워기가 대표적.
또 공간을 비좁아 보이게 하고 자칫 머리를 다칠 수 있는 욕실수납장을 설치하기 보다, 집안 수리 과정에서 욕실 벽면을 조금 파내고 벽면 속으로 들어가는 수납장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 수납 이렇게 5계명
▼크기가 큰 수납장은 튀지 않는 컬러로
수납장의 색깔에 따라 똑 같은 공간이라도 크기가 달라 보인다. 큰 책장이나 서랍장은 엷은 색의 무난한 컬러가 공간을 시원하게 하는 효과를 준다. 꼭 원색 컬러를 원한다면 작은 수납장을 이용하도록.
▼옷 정리는 니트나 모직물 우선
옷 모양이 변하기 쉬운 니트나 모직물 등을 먼저 정리해 안쪽에 둔다. 뒤적여서 옷을 찾을 때 구김이 덜 가기 때문이다. 칼라가 있는 셔츠는 칼라가 구겨지지 않게 반듯이 접어 보관하고, 일반 셔츠는 돌돌 말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작은 옷가지 수납은 이중으로
양말이나 속옷 등 작은 물건들은 비닐팩이나 종이 상자로 담은 뒤 옷장에 넣는다. 낱개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적고 깔끔하다.
▼여러 종류를 섞지 마라
작은 액세서리나 수건, 스카프 등은 섞이지 않게 보관하는 게 필수. 하나의 서랍에 같이 넣어놓으면 한가지를 찾다가 다른 물건들도 뒤적이게 된다. 서랍 칸을 나누는 게 좋다.
▼자녀방 수납은 아이 눈높이에
부모가 정리하기 쉬운 형태보다 아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아이 눈높이에 맞는 수납장을 들이는 것이 좋다. 장난감 등 자질구레한 물건은 라벨을 붙여 상자에 보관하는 것이 아이가 방안을 어지럽히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조립과 해체가 가능한 조립식 가구를 활용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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