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시스템이 구축되고 글로벌 경영 추세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이원자재와 부품은 물론 인력과 금융ㆍ마케팅ㆍ유통까지 세계 곳곳에서 공급 받는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해외 자원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지금까지 글로벌 소싱은 일부 원자재의 단순 수입에 한정됐으나 최근들어 제조업체들이비용절감과 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지 부품 조달 및 제품생산ㆍ마케팅 체제를 갖추는 등 본격적인 해외 현지조달에 나서고 있다.
또 해외 현지사정에정통한 우수 인재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데려다 쓰는 인력 글로벌 소싱과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 법인의 자금을 공동 관리하는 금융부문 글로벌소싱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 다국적 기업들도 한국을 글로벌 소싱의 공급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산업ㆍ제품별로 품질과 서비스의 세계 표준화가앞당겨지고 있다.
■부품ㆍ제품 소싱
자동차업체들은 미국과 독일 등 해외업체로부터 아웃소싱하는 부품의 품목과 규모를늘리고 있으며, 패션ㆍ화장품 업계에서는 외국의 연구개발 업체들에게 제품을 주문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를 통해 자동차 미끄럼방지 제동시스템(ABS) 등 섀시모듈은독일 보쉬로부터, 에어백 시스템은 미국 브리드사, 운전석 모듈의 경우 미국 텍스트론사, 전장 부문은 일본 알파인사로부터 각각 조달키로 했다.
또인도와 터키에 이어 미국ㆍ중국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현지 부품 조달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현대차 구매본부 관계자는 “인터넷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서 해외 조달 품목이 늘고 있다”며 “글로벌 소싱은 완성차의 가격경쟁력과 품질을 높이고 부품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일석이조의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올해 패션부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에서 브랜드 위상을 강화하고, 상품기획과 디자인 등의 글로벌아웃소싱을 확대해 품질 수준을 높이고 원가경쟁력 30% 향상을 추진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해외인력 조달
외국인을 고용,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외국인을 임원으로 임명했고, 신입사원 채용 때 삼성SDI 삼성카드 등 주요 계열사와 공동으로 해외 채용팀을구성, 미국 일본 유럽 대학을 돌며 1대1 채용설명회를 갖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말 러시아 기술인력 3명을 부장과 과장으로채용했고 삼성정밀화학도 올 상반기 중 러시아 고급인력 4~7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LG그룹도 최근 해외 우수인력 100여명을 채용키로 했으며SK는 중국 진출 계열사 경영진들을 대부분 중국인으로 임명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독일 일본 등 외국인 6명을 채용한데 이어 본사 인원 10%까지 외국인 채용을확대키로 했다.
■유통ㆍ금융소싱
삼성테스코는 전세계에 거미줄처럼뻗어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수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하는 글로벌 소싱으로 국내 유통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있다. 영국이나 홍콩 대만 등 850여개의 테스코 매장과 연계해 가격경쟁력이 있고 품질이 인정받는 제품을 들여와 국내에 선보이고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유럽지역 금융통합센터를 설립, 유럽내 8개 법인의 자금을 공동 관리하는 등 금융부문 현지조달시스템을 구축했다. LG전자이경지(李慶枝) 부사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는 금융시스템의 현지화와 글로벌 소싱은 금융비용 절감과 외환 및 금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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